런던일기/2014년

[food] 쌀국수 pho

토닥s 2014. 8. 8. 06:08

날씨가 더우니 뭘 잘 안해먹게 된다.  정말 대충.  더군다나 '누리'라는 핑계도 있어서 정말 대충 먹었다.  그래도 주말이면 닭이나 돼지고기을 양념해서 오븐에 넣기만 하면 되는 음식으로 먹는다.  그 중에서 닭다리 2개를 빼놨다가 베트남 쌀국수를 만들었다.  나물씨 책보고.


베트남 쌀국수


내가 생각하기에 베트남 쌀국수의 생명 1호는 국물/육수, 2호는 쌀국수, 3호는 숙주와 라임이다.  그런데 숙주를 구하지 못했다.  집에서 가까운 마트에서 파는 숙주는 포장이 너무 커서 늘 다 먹지 못하고 버린다.  그래서 조금 먼 W마트에 가서 작은 포장으로 사려고 했는데 다 떨어지고 없는 것이다.  그래서 숙주 없이 만들었는데, 많이 아쉽다.


어떤 사람들은 쌀국수의 생명으로 코리안도/고수를 꼽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좋아하지 않으니 생략.  


베트남에선 쌀국수에 라임을 곁들인다, 레몬이 아니라.  그런데 라임을 레몬이라고 부르더란.  그래서인지 한국에서 베트남 국수 집에 가면 레몬을 준다.  그래서 나는 라임을 준비했다.  레몬보다 시고 쓰기까지 한 라임.


예전에 베트남 친구 X가 한국의 베트남 식당에선 태국산 쌀국수를 쓴다고 했다.  그걸 들으면서는 '그런가?' 했다.  베트남에서 어땠는지 기억도 안났고, 사실 베트남에선 잘 먹지도 않아서.  그러다 파리에 갔을 때 베트남 식당에 갔다.  역사적인 이유로 파리 베트남 공동체 규모는 상당해서 파리에 가면 베트남 식당에 가보라는 추천 받았다.  유명한 식당을 추천받아 가서 쌀국수를 먹으면서 베트남 친구 X의 말이 떠올랐다.  한국에서 먹던 쌀국수와 분명 달랐다. 

그리고 런던에 돌아와서 집에서 걸어 20~30분 거리의 베트남 식당엘 갔다.  이 베트남 식당은 파리 태생 친구에게 추천 받은 식당이다.  그 식당의 쌀국수는 또 파리의 베트남 식당과 같았다.

차이는 쫄깃함이다.  베트남 쌀국수는 정말 쫄깃하다.  그래서 이 차이를 알고선 쌀국수를 살 땐 꼭 베트남산 쌀국수를 산다.


육수는 나물씨 책대로 닭 넣고 양파, 파, 생강 넣고 한 시간여 끓이고 소금으로 간했다.  사실 내가 좋아하는 건 쇠고기 육수 쌀국수이건만, 그건 너무 어려울 것 같아서 닭으로 만들었다.


숙주가 없어 양파 넉넉히 넣고 버섯을 넣었지만 49%로 아쉬웠던 쌀국수.



우리 사랑 에다마미(일본콩)


요즘 우리는 에다마미와 사랑에 빠졌다.  샐러드를 먹을 때 꼭 넣어먹는다.  예전에 W에서 일할 때 이 에다마미를 팔았는데 얼마전 한국 슈퍼에 가니 보여서 사왔다.  샐러드를 만들 때 한 줌씩 익혀, 그리고 까서 넣으면 좋다.  지비는 그냥 간식으로 먹어도 좋겠단다.




지난 주말 냉장고에 있는 피로기(폴란드 만두), 먹다 남은 아보카도, 시들해진 토마토, 몇 개 남지 않은 새우, 식빵 꽁지, 그리고 에다마미 따 꺼내서 한 접시에 담아 먹어치웠다.  사람들은 나더러 살림 편하게들 한다고들 하는데 그러고보니 정말 그런 것도 같다(아닌 것도 같고).


근데 사진에는 에다마미가 안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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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니 우리 식탁은 좀 인터내셔널하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