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4년

[food] 배초코칩 머핀 Pear and Chocolate Chip Muffin

토닥s 2014. 5. 15. 00:07

그 동안 간간히 머핀을 구웠다.  몇 가지 실험도 해가면서.  그것들이 밀려있지만(아무도 안궁금하겠지만) 그건 뒤로하고 오늘 구운 머핀 - 배초코칩 머핀 Pear and Chocolate Chip Muffin.


서양배도 달아요


이유식을 만들 때 한국책을 보니 '서양배는 달지 않아 이유식으로 쓰지만'이라는 문구가 있었는데, 서양배도 서양배 나름이다.  conference라고 이름 붙은 애들은 참 달다.  나는 이 배를 누리가 사과도 먹기 싫어할 때 간식으로 줬다.  충분히 익은 배는 그냥 으깨먹어도 될 정도로 부드러워 잘 먹었다.  그런데 그 정도 익히기가 참 쉽지 않았다.  하루만 더 넘겨도 물러져 깎기도 힘들어 배 먹이긴 중단하고 포도로 넘어갔다.   dessert라고 이름이 붙은 애들도 있는데 먹어보지 않아 맛을 알 수가 없다.


이곳에선 디저트로 배를 종종 쓴다.  한국처럼 깎아 먹는 건 아니고 구워서 시럽/크림과 먹는 것 같다.  얼마 전에 친구가 집으로 놀러오면서 디저트로 배와 쵸코렛이 곁들여진 파이를 사왔다.  너무 맛있게 먹었다.  그 무렵 책에서 본 배와 초코칩을 넣은 미니 케이크가 떠올라 만들어봤다.


Marvellous Mini Cakes


웬만한 레시피는 인터넷에 다 있지만, 사정상 인터넷을 붙들고 살 수도 없고, 책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한 권 샀다.  작은 미니 로프loaf 스타일의 빵들인데, 나는 컵케이크 틀에 넣고 구웠다.  디저트로 쓸 수 있는 달콤한 것부터 식사대용으로 쓸 수 있는 짭쪼롬한 것까지 다 다루고 있어 좋다.

쓰이는 재료가, 특히 치즈가, 다채로워 다 해보기는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일반적인 요리책들의 단점과 같다.  그래도 해볼만 한 것들 위주로 해볼 생각이다.

이 책에서는 일반 밀가루와 베이킹파우더를 썼지만, 나는 초보니까 이미 팽창제가 들어간 셀프 레이징 통밀가루Self raising wholemeal flour를 썼다.  그리고 설탕이나 버터는 내 취향에 따라 가감했다. 

이 책의 특이한 점은 모든 재료를 다 섞은 다음 마지막에 베이킹파우더를 넣고 틀에 넣어 굽는다.


재료: 버터 75g, 설탕 60g, 달걀 2개, 우유 30g, 셀프 레이징 통밀가루 140g, 소금 2g, 배 100g, 다크초코렛 칩 50g




배초코칩 머핀






'pear and chocolate chip'을 '배초코칩'이라고 쓰니 전혀 다른 것 같다.  일전에 다른 머핀을 구우면서 초코칩을 넣었더니 초코칩 맛에 다른 재료 맛이 다 묻혔다.  그래서 배를 넉넉히 넣었다.  그런데도 결과는 같다.  초코칩을 좀 줄이는 게 좋을 것 같다.

미리 잘라둔 배를 작은 채에 받쳐 물기를 뺐다.  그래도 굽고나면 배 주변은 약간 눅눅하다.  덜 구운게 아니라 젖은 재료라 어쩔 수가 없는 것 같다.


에퉤퉤퉤


다른 머핀도 구웠는데 이 머핀이 바로 올라온 이유는 바로 누리 때문.  머핀 사진을 찍는데 달라고 달려든 누리.  조금 떼서 줘보니 정말 글자 그대로 '에퉤퉤퉤'하면서 뱉어낸다. 






혹시 입 밖에라도 남을새라 입 주변도 털어내는 누리.  그렇게 맛없지는 않은데 말이지.


배랑 초코렛이 잘 맞는다.  비록 누리는 퉤퉤퉤 뱉어냈지만.  다음에 깊이가 깊지 않은 케이크 틀에 배를 통으로 넣고 구워봐야겠다.  관심 있는 사람은 한 번 해보세요, 먹을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