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Cooing's

[+445days] 부모의 거울

토닥s 2013. 12. 7. 20:39

어제 누리 코트를 사러 잠시 나갔다.  보통 그런 일은 주말에 지비와 함께 하는데, 이번 주말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사람들이 쇼핑을 시작하는 주말이라 쇼핑센터가 바쁠 것 같아 혼자 다녀왔다.  누리를 유모차에 태우고 집 앞에서 버스를 타고 쇼핑센터에 가는데 중간쯤 아이를 유모차에 태운 엄마가 탔다.  두 유모차를 나란히 세우고 가게됐는데, 그 집 아이는 유모차를 타기엔 좀 나이가 들어보였다.  아무리 작게 잡아도 (만) 4살, 많이 잡으면 6살은 됐겠다 싶었다.  하여간 유모차가 나란히 있으니 둘다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였는데, 누리가 그 아이의 유모차에 달린 단추 같은 걸 만지작 거렸더니, 그 아이가 싫은 내색을 한다.  내가 몇번이고 누리를 말려도 누리가 말을 듣나.  그러니 그 아이가 결국 누리에게 한마디 했다.


"F*** you!"라고.  영어식 육두문자.


나는 놀라서 턱이 입에서 떨어질뻔 했다.  그래서 아이 엄마를 쳐다봤는데 아이 엄마는 휴대전화로 뭘 하는지 정신이 없다.  그 뒤에도 영어식 육두문자를 알리 없는 누리가 단추를 만지려는 걸 억지로 겨우 뜯어 말렸다.  다행히도 누리의 관심이 자기 유모차에 달려 있는 토끼 장난감으로 돌아갔다.  그 토끼 장난감에서 삑삑 소리가 나자 이젠 그 녀석이 누리 장난감에 관심을 가졌다.  놀란 내 턱이 다 올라가지 않은터라 그 녀석을 말릴까 하던 때 엄마가 유모차를 끌고 버스에서 내렸다.  절묘한 타이밍이었다.


아이가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은 미디어가 사회의 거울이라는 말만큼이나 상투적이지만 그 말을 안떠올릴래야 안떠올릴 수가 없었다.  대체 그 집 사람들은 아이 앞에서 어떤 말들을 하는 걸까.  지비랑 나도 누리 앞에서 언쟁을 벌이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참으로 조심해야겠다.


하여간 그건 그렇고, 이 옷이 어제 산 누리 코트.







새옷 샀다고 (자랑하려고) 사진찍으려고 해도 어찌나 뱅글뱅글 돌아다니는지.



그래서 결국은 엎드려 뻗쳐 벌 좀 세웠다.  에이그~진짜 아닙니다..(^ ^ );;



유니클X에서 £14.99주고 샀는데 좀 크다.  어찌된 일인지 유니클X 아기 옷은 0-3개월, 3-6개월, 6-9개월, 9-12개월 그리고 바로 18-24개월이다.  내년까지 입힐 수 있을까 모르겠네.  이걸로 크리스마스 때때옷은 50% 준비 완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