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서 어린이집에 가지 않은 누리가 낮잠을 자고 있다. 아프면 빠지지 않는 낮잠. 몸이 아프다는 신호면서 스스로 회복하기 위해 쉬는 것이다. 참 자연스럽고 참 정직하다. 누리는 아파도 잘 노는 편인데, 아프기 전엔 늘 먹는 게 신통치 않다. 먹는 게 신통치 않아 아픈 건지, 아파서 잘 안먹는건지 늘 그 이유가 궁금하다. 잠들기 전까지 스템프를 열심히 찍고 있었다. 3일째되는 감금 생활을 견디지 못할 것 같아 숨겨둔 장난감을 하나 방출했다. 화장실에 다녀와서 지비와 통화 중인 전화기를 향해 열심히 손을 흔들더니 잠으로 빠져버렸다. 내 위에. 화장실에 다녀오고서 불을 끄지 않았는지 불 켜면 돌아가는 환풍기는 한 시간이 넘도록 세~세~ 돌아가고 있다. 뚜껑을 열어놓은 스템프 잉크 패드도 한 시간이 넘도록 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