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하셨어요? 12

[20161221] 식사하셨어요?

얼마 전에 '언젠가 누리도 한국음식을 해먹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뒤로 우리가 먹는 것들을 계량화하고 기록해보자라는 생각에까지 이르렀다. 아주 시간이 많아지면 레시피북도 만들어보자면서. 그럴려면 맛있게 만들어진 음식을 기록해야하는데, 그 뒤로 만드는 음식이 다 별로다. 한 때는 '요리신동 아니냐'며 '한국식당 열어야겠다'며 음식 만들고 감동하기도 했는데. 잡채를 저녁으로 먹었다. 뭔가 조합이 어색한 양념이었다. 설탕이 적게 들어갔나? 맵지 않고 누리가 좋아해서 가끔 하는 잡채인데, 할 때마다 맛이 다르다. 계량하고 기록해둔 양념을 넣어도. 누리는 매운 양념만 아니면 우리랑 같이 먹는다. 토마토와 오이를 더해 반찬 삼아서. 점심은 어린이집 (크리스마스 방학 전)마지막 날 파티에서 먹었다. 엄마들이 ..

[20161220] 식사하셨어요?

한 선배가 전한 다른 사람의 말에 의하면 (정확한 표현은 기억나지 않지만) 보여줄 게 없는, 평소에 잘 못먹는 사람들이 음식사진을 찍는다고. 그 글을 읽고서도, 그리고 그 전에도 열심히 음식사진을 찍기는 했는데, 확실히 그 글 이후 음식 사진을 덜 올리게 됐다. 부끄러운 속내를 들킨 기분이었다고나. 그래서 찍어만 놓고, 폴더로 묶어만 놓고 묵혀버린 사진들. 그러면서도 계속 찍게 되는 건 습관일까? 그냥 그날 그날 먹은 것들 가볍게 올려보려고 한다. 이렇게 먹고 산다고. 라면 포장지에 담긴 '조리예'처럼 달걀이 익혀진 라면. 누리 우동 끓이랴, 챙겨주랴 정신없는 가운데 화장실에서 큰 일을 본 누리 뒷처리를 해주랴 여러 가지 일 동시에 하며 라면을 끓였다. 달걀 넣을 타이밍을 놓쳐 더 끓이면 라면이 너무 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