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여행 3

[life] 과학박물관 - 원더랩 Wonderlab

개학 이틀째. 만나는 사람마다 크리스마스 방학 어떻게 보냈냐고 묻는다. 공원-극장-박물관 반복하며 보냈다니 "좋네"하는 반응이다. 그렇게 묻는 대부분은 시댁 또는 친정에서 먹고 걷고(산책)하며 지루하게 또는 편하게 보냈다고. 나 역시 '좋네"하는 반응. 우리만 그렇지, 다들 국제결혼 커플이라도 한쪽은 영국인이거나, 영국인이 아니라도 가족이 있는 경우라서 가족들과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낸다. 그래서 다른 방학들과 달리 딱히 누리의 학교 친구들과 연락을 해서 만나야겠다는 생각도 안해봤다. 우리는 그저 셋이서 자력갱생 크리스마스 방학을 보냈다. 앞서 말한 것처럼 공원-극장-박물관-집에서 뒹굴을 반복하면서. 오늘은 그 중에 한 곳 - 과학박물관에 있는 원더랩 Wonderlab. 이 원더랩은 누리가 3~4살 때 생..

[life] 시간

대학 마지막 학년에 들었던 보도사진 수업에서 디지털 카메라를 처음 봤다. 교수님이 현직 사진기자였나, 전직 사진기자였나 하여간 그랬다. 그분이 들고오신 디지털 카메라(코닥이었던 것 같다)는 마치 폴라로이드를 연상시키는 모양새면서 가격은 무려 백만원대. 그런데 백만화소였다. 졸업 후 잠시 일했던 일터에도 디지털 카메라가 있었는데 소니 S75. 당시 가격 역시 무려 백만원대였다. 자세히는 백이십만원쯤. 그런데 삼백만화소. 요즘 같으면 휴대전화 카메라가 (비)웃을 일이다. 그랬던 시간이 있었다. 그럼에도 변하지 않을 것 같은 관광지 카메라 키오스크. 이젠 필름을 팔기보다 디지털 카메라를 위해 건전지를 팔고 메모리를 팔며 급속충전을 할 수 있다. 참 시간이 많이 흘렀나보다.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내 앞에는 앞으..

[place] 그리니치/그린위치 Greenwich

첫 배낭여행&유럽여행의 도착지는 런던이었다. 짧은 일정에도 도심에서 꽤 떨어진 그리니치를 갔었다. 시간의 시작점이라는 특별한 의미보다는 빅벤, 버킹험궁전, 대영박물관 외 아는 곳이 없어서 그랬던 것 같다. 그때 그리니치 근처의 지하철/기차역에 내려 버스로 갈아타면서 "이 버스 그리니치 가요?"하고 물었더니 계속 "뭐? 뭐? 뭐?"만 반복하던 버스 기사. "그! 리! 니! 치!" 또박또박 반복하던 내 목소리는 점점 작아져 기어들어가기 일보 직전에 "아~ 그린위치! greenwich"라고 외치는 버스 기사.(- - );; 그래서 이 글 제목도 '그린위치'로 쓰려고 했는데, 구글 찾아보니 한글판에 '그리니치'라고 나온다. 그래서 제목은 '그리니치'로 쓴다. 사람들이 못알아먹을까봐. 하지만 본문은 그린위치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