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Cooing's

[+414days] 걸음마 맹연습

토닥s 2013. 11. 7. 00:07

지난 일요일에 다녀온 WWT(The Wildfowl & Wetlands Trust).  우린 줄여서 그냥 Wetland Centre라고 부른다.  새들이 쉬어가는 습지 공원이다.  런던의 경우는 나름 도심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다.  대략 2-3존 경계쯤.  가보면 놀랍다.  템즈강변과 리치몬드 공원 사이쯤에 자리잡고 있는데, 한국 같으면 벌써 아파트 올렸다.  이 녹지 때문인지, 주변은 부촌이다.  한국이나 여기나 부자들은 도심에서 멀지 않은 녹지에 산다.


뉴스에서 보고 이 존재를 알게 됐는데 입장료가 £11 근처라 딱히 잘 가게 되지 않았다.  손님오면 가지하고 미루었는데, 런던을 며칠 일정으로 다녀가는 손님들은 한가롭게 도심 습지공원에 들를 틈이 없다.  그러다 지난 봄 협bro가 영국 동부의 인공습지 관련 촬영을 오셨을 때 우리도 처음 가보게 됐고, 그 참에 우리는 연간 회원으로 가입을 해버렸다.  입장료가 £11.65인데 커플 £58면 일년동안 계속 갈 수 있어서.  지비의 계획은 봄여름가을겨울 가보자였는데, 봄은 어영부영 많이 가지 못했다.  대략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간 것 같다.  누리가 좀 더 크면 새들도 보고 즐길 수 있을 것 같은데, 이 연간 회원을 갱신하지는 않을 생각이다.  멀지는 않은데, 차가 없는 관계로 가기가 약간 번거롭다.

http://www.wwt.org.uk/


하여간 날씨가 오락가락해서 갈까말까 망설이다 갔는데, 완전 가을이었다.  빛깔만 그렇고, 사실 날씨는 겨울 같았다.(- - );;









이 습지도 인공으로 만들어 진 것이다.  산책로 같은 길이 습지 주변으로 나있고, 중간중간에 새들을 볼 수가 있는 벙커들이 있다.  그리고 타워도 하나 있고.

쬐끄만 똑딱이로 찍기가 무안하게 커다란 카메라를 들고 열심히 찍으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많다.  영국에선 노년을 그렇게들 보내시는 것 같다.  내셔널트러스트나 잉글리쉬헤리테이지에 가입해서, 문화재를 볼 수 있는 연간회원제, 둘러보면서.


가을 정취를 즐기러 갔으나 추버서(추워서) "빨리빨리" 둘러보고 점심먹으로 까페로.  서둘러 점심 먹고 수달 점심 먹는거 보러 고고.




수달 점심 시간에 몇 번을 갔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수달은 커녕 사람들 뒷통수만 봤다.  그런데 쌀쌀한 날씨탓인지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 그래도 많긴 많았다, 처음으로 점심먹는 수달 구경.  생새우를 껍질째 와그작와그작.

수달이 환경 좋은 곳에만 사는 동물이라 일종의 환경지표라서 기른다는 설명.  우리는 수달보고, 누리는 수달보는 사람구경하고.






갑자기 날개를 퍼더덕 거리는 새들에 놀라도 절대로 물러서지 않는 누리.  좀 더 컸으면 새들을 잡을 기세다.



날씨가 추워서 실내 조망대 안으로 들어갔다.  나름 새들의 공항이라고.  철따라 다른 새들이 뜨고 내린다 하나 우리 눈엔 그 새가 그 새.





내가 망원경으로 새구경하는 사이 걸음마 맹연습 중인 누리.  덕분에 구부정한 자세로 한참을 걸어다닌 지비가 금새 녹초가 되었다.

지난 봄 한국 갔을때 아들 J의 걸음마 연습 때문에 힘들다던 H의 말을 실감하는 중.  물론 지비가.




그런 주말을 보냈다는 뒤늦은 일기. 


다음달 초엔 산타를 볼 수 있는 이벤트가 있어서 다시 갈 생각이다.  산타의 무릎에 앉아 '호-호-호-'웃는 산타와 사진찍는 그런 이벤트.  물론 사진 한 장에 £5.(- - )


11월은 여러모로 바쁘고 힘든 달이 될 것 같다.  토요일은 누리 수영, 일요일은 지비가 일요일마다 있는 강좌를 신청해서 누리랑 집콕하게 될 것 같다.  날씨도 점점 어둑해지는데.(ㅜㅜ )

그래도 11월만 지나면 주고 받는 것 없이 풍성한 12월이고, 대신 우리 은행잔고는 바닥을 칠꺼다.  그리고선 곧 한국간다면서.. 버텨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