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Newbie Story

[+12weeks] 들어나 봤나? This Little Piggy Poem!

토닥s 2012. 12. 9. 22:25

누리가 3주가 될 즈음 방문한 Health Visitor는 내게서 산후우울증을 감지하고 엄마들을 위한 각종 활동에 참가하기를 권유했다.  그때 나를 우울하게 하는 건 모유수유와 그를 위해 젖물리기만을 한 시간씩 권하는 그들이었다.  어쨌든 그때 권했던 활동 중 하나는 인근 가족센터Family Centre에서 진행되는 아기맛사지였다.  그 가족센터와 아기맛사지는 요가에서 만난 독일인 라헬에게서 들었던터라 알고는 있었지만 3주도 안된 아기를 데리고 그런 집단 시설에 가고 싶지 않았다.


누리보다 4주쯤 뒤에 아기를 출산한 라헬이 딸이 3주쯤 됐을 때 연락이 와서 잠시 얼굴을 보고 그 주부터 함께 아기맛사지에 가기로 하였다.  그런데 정작 라헬은 그 즈음 몸이 아파서 오지를 못하고 혼자서 아기맛사지 세션에 갔다.  누리가 9주였을 때.  이후로 매주 목요일 가족센터에서 열리는 아기맛사지 세션에 가고 있다.  그래봐야 세 번 갔다.




이 사진은 두 번째 맛사지 세션을 갔을 때 사진이다.  처음 갔을 때 8명의 아기와 엄마가 참가했다.  그 중에서 누리는 두 번째로 어렸고, 두 번째로 덩치가 컸다.(- - );;  그래서 누리가 큰가(?) 싶었는데 마지막에 아기를 엎어놓고 어깨에서부터 발 끝까지 훑어 내리는 부분에서 다른 아기들은 엎어놓으니 고개를 번쩍 드는데 누리는 머리를 바닥에 쳐박고서 낑낑대다 결국 찡찡으로 마무리했다.  덩치 크다고 발달까지 빠른 건 아닌 모양이다.

그래서 두 번째 갈땐 작은 수건 하나를 더 가져가 가슴팎 아래 받쳐주니 머리를 들어보려고 용을 쓰더라.


아기맛사지는 다리에서 시작해 몸통, 어깨, 얼굴, 등으로 마무리된다.  총 시간은 20~30분인데, 도중에 기저귀 갈랴, 우는 아기 달래주랴 하다보면 한 시간이 훌쩍 가버린다.  심지어 이번 주 누리는 잠을 자느라 우유를 못먹고 갔더니 배가 고파서 5분 지나니 찡찡.  맛사지는 커녕 옆에 앉아 우유만 먹다 왔다.




엎드린 채로 오줌을 싼 옆집 아기 구경하는 누리.



막 유아원을 마치고 온 옆집 아기 언니.  자기도 인형들고 맛사지 한단다.(- - )



처음 아기맛사지에 갔을 때 발가락을 조물딱조물딱 하면서 사회복지사가 노래 같은 걸 불렀다.  그랬더니 8명의 아기 엄마 중에 6명이 그 노래를 따라했다.  참고로 옆집 엄마랑 나랑은 딱 봐도 외국인.  고립감을 해소하기 위해 찾아간 아기맛사지 세션에서 완전 고립감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 -);;

두 번째 간 아기맛사지에서 사회복지사에게 그 노래에 대해서 물었다.  "여기서 나고자라면 다 아느냐?"고.  그랬더니 "아 너는 몰랐을 수도 있겠구나"라며 그 노래를 출력해 주었다.  이름하여 This Little Piggy Poem.

받고 보니 참 간단한 구절인데, 처음 들을 땐 당황해서 아무것도 안들리더란.  그 노래가 바로 이 노래.




'아 이젠 이런 것도 알아야 하나'하는 생각에 마음이 복잡하다.  지비에게 여기 어린이노래 다운 좀 받아보라니 며칠째 답이 없으시다.  그렇다면, 나는 그냥 돈 주고 살란다.  아마존에 찾아보고 주문해야겠다.

뭐 어른들 노래도 그렇긴 하지만 아이들 노래는 서사구조가 없어서 외우기가 쉽지 않다.  계속 틀어놔야겠구나.  언니한테 한국동요 CD도 보내달라고 해야겠다.


아기맛사지에 간다니 "좋냐"고 물으신다.  "잘자게 된다더라"고 답하니 "그럼 가야지!" 즉답이 나온다.  그 만큼 아기에게나 엄마에게나 그리고 아빠에게나 아기가 잘잔다는 건 중요하다.  정말 아기맛사지를 다녀오면 바로 뒤 낮잠을 숙면하는 누리.  그래서 밤에 잠을 못잔다.( i i)

낮에 다녀오는 맛사지는 살살하고, 매일 밤 맛사지를 해줘야겠다 했는데 사실 그게 잘은 안된다.  그래서 이틀에 한 번 하는 목욕, 그 사이사이 다시 이틀에 한 번 맛사지를 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틀에 한 번 오일로 미끄덩미끄덩 맛사지를 하니 특별히 바디로션 같은 건 발라주지 않아도 누리 몸이 건조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얼굴은 발진 때문에 건조해져 뭔가를 발라줘야 하지만.  덤으로 좋은 건 내 손도 미끄덩미끄덩 맛사지를 하게 되는 셈.


아, 이런 가족센터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대부분 무료다.  듣자하니 중국어로 놀이하는 세션이나 아기요가는 £1 정도 내야한다고 한다.  내가 하던 임신부 요가는 한 세션에 £12였으니 그정도야.  더군다나 동네마다 가족센터, 어린이센터가 있어 거리도 가깝다.  내가 관심있게 기대하는 세션은 정원활동이다.  정원에 작물도 기르고, 그걸 관찰하기도 하는 모양이다.  정원이 없는 우리라서 거기에 참여하면 좋을 것 같다.  하지만 누리가 아장아장이라도 걸어야 참가할 수 있겠지.  과연 그런 날이 올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