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2년

[taste] Sun-Pat Peanut Butter

토닥s 2012. 4. 22. 01:23


왜 갑자기 땅콩버터냐고?  땅콩버터는 그런 음식이다.  아니, 음식이었다. 

일년에 딱 두 번 정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그 두 번을 위해서 사고나면 먹을 일이 없고, 큰 마음 먹고 빵에 펴바르면 한 조각 이상 넘어가지 않는 그런 음식이었다.  그래서 웬만해선 사게 되지 않는 땅콩버터. 

지난 주에 그 일년에 두 번 정도 있는 '먹고 싶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생각이 들면 먹어줘야 한다.  당장 가서 하나 사왔다.


슈퍼마켓의 진열대 앞에서 땅콩버터의 대명사격인 스키피Skippy를 살 것인가, 스키피보다 저렴한 슈퍼마켓의 브랜드를 살 것인가, 스키피 보다 비싼 다른 브랜드를 살 것인가를 고민하다 세 번째 안을 선택했다. 

스키피는 우리가 땅콩버터하면 떠오르는 제품인데, 그래서 익숙하긴 하지만, 나는 늘 입천장에 들러붙는 게 싫었다.  그래서 잼을 땅콩버터 위에 덧발라 먹긴 하지만 그래도 들러붙는 건 마찬가지.  그래서 큰 마음 먹고 한 번 꺼내면 한 조각 이상 넘어가지 않는 것이었다. 

30초쯤 고민하고 고른 제품 선팻 홀넛Sun-Pat Wholenut.  집에 와서 당장 먹어봤다, 차를 마시면서.  이럴 수가.  입천장에 들러붙지도 않고, 결정적으로 스키피처럼 달지 않은 맛이었다.  오도독오도독 씹히는 땅콩도 많고.  지비도 괜찮은 맛이라고 한다.

한 번 사면 몇 번 먹지 않고, 한 1년 뒤에 상한게 아닐까 의심스러워 버리곤 했던 땅콩버터를 둘이서 일주일만에 3/4쯤 먹어버렸다.


인터넷에 이 제품에 관해 찾아봤더니 그렇게 나쁘지 않은 평.  영국제품이다.  사진에도 보면 알겠지만, 땅콩 가루 결이 그대로다.  스키피에 비해선 달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많이 먹게 된다, 그도 달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홀 얼쓰Whole Earth의 땅콩버터를 추천했다.  오늘 장보러 가서 이 제품도 냉큼 사왔다.  얼른 선팻을 먹고, 새걸로 먹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