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1년

[book] 사금일기

토닥s 2011. 12. 18. 23:31

호연(2011). <사금일기>. 애니북스.

언니가 보내온 책묶음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내가 이런 것도 샀나?'하고 돌이켜봐도 기억이 안나는거다.  언니가 우편물을 보내면서 조회번호를 보낸 메일을 찾아 다시 읽어보니 언니가 읽은 책 두 권을 함께 보냈다고 설명해놨다.  '아, 언니가 보낸 거구나' 생각하고 편하게 읽기 시작했다.

'사금일기'라는 제목 때문인지는 몰라도 뜬금없이 나는 '장금이'이만 계속해서 떠올렸다.  그림 화법이 약간 동양적인 구석이 있어 그렇게 내 마음대로 연관 시켰는지도 모르겠다.  만화를 보다가 다시 앞쪽 책 날개로 옮겨가 작가의 이력을 읽어도 나는 왜 언니가 이 책을 나에게 보냈는지 이해가 잘 안됐다.  오죽했으면 전화해서 물어봤을까.
언니는 '도자기 작가'인데라고 설명했는데, 나는 '도자기'라는 만화도 모른다.  '암 걸린 친구'라고 설명을 하긴 했지만 그걸론 설명이 부족했다.
웃기지도 않고, 시사적이지도 않고 느닷없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외로움과 슬픔을 느끼게 만드는 만화.  <사금일기>는 그런 만화다.

본인을 '사금군'이라는 캐릭터에 투영시켜 대학을 가기까지, 대학생활을 하는 동안, 그리고 치료를 하면서 운동하는 동안 이야기들을 다룬 만화다.  책의 절반이 넘도록 한 번도 웃을 일이 없는 이런 만화가 좋을리가 있겠냐만은, 만화가 웃음만 주는 장르가 아니라는데 생각을 같이 한다면 볼만한 책이다.  사실, 그녀의 개인사를 언니로부터 듣기 전에도 어느 만화에서 나는 '감당할 수 없는 슬픔'이나 '절망' 같은 걸 봤다.  그걸 세 칸의 그림에 담아낸 그녀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