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1년

[etc.] 언어의 경지

토닥s 2011. 12. 7. 17:53
얼마 전에 영국에 온지 일년이 되어가는 이탈리아친구가 그러는 거다.  이탈리아에 있는 엄마와 전화로 이야기하는데 영어단어만 머리에 맴돌고 이탈리아어가 생각이 안난다고.  정말?  그런 경지가 그렇게 쉽게 온단 말이야?
언젠가 지비도 그런 이야기를 하기는 했다.  지비는 이곳에서 7년을 약간 넘게 살았다.
나의 경우는 한국말을 무척 잘하는지라, 비록 부산억양이긴 하지만서도, 한국말을 잊어버리기란 쉽지 않은 것 같다.  사실 잊어버려서도 안되고.

그래도 가끔 그런 생각이 들긴한다.  한국말도 안되고, 영어도 안되는 경지. 
가만히 생각해보면 '말 많은 년' 캐릭터에서 '말 없는 외국인' 캐릭터로 성격 개조되는 과정에서 일어난 현상일뿐 한국말을 잊어버리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가끔 이런 일도 생긴다.
지비에게 (아주 혀를 구부리며) "전자 뤠인지(전자렌지)"라고 말한다거나, 어제 그 이탈리아 친구에게 (또 아주 혀를 구부리며)"트래블 잡쥐(여행잡지)"라고 말하는 일.

영어 수업 들으러 총총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