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1년

[life] 파워블로거

토닥s 2011. 7. 29. 17:05
몇 년도 더 전에 한 선배가 '파워블로거' 되기를 선언하며 블로그에 열심히였다.  농담반 진담반이었겠지만, 그때 이미 8~9년 개인 홈페이지를 운영해오던 나로써는 '뭣하러' 싶었다.  인터넷을 무척 개인적으로 쓰는 사람인지라.

그 뒤에도 종종 '파워블로거'가 되보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별로.
근거도 없이 내가 마음만 먹으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지만, 파워블로거의 세계란 그렇게 순수한 마음으로만 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내가 갈 길도 아니고 갈 수 있는 길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던 일도 '사회적 약자'와 관련있는 일이다보니 강도높은 자기 검열이 필요했다.
지금은 그런 일과는 거리를 두었음에도 '개인적인 영역'이 생기다보니, 예전엔 그런게 별로 없었다, 주저하게 되는 경우도 많아지고.
뭐 그래서 게으른 블로거가 되었다는 구질한 변명.

많은 시작을 9월부터로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어떻게 살까를 많이 생각했다.  직장도, 가족도 스스로 홀연히 놓아버린 친구가 30대 중반에 20대가 되어버린 것 같다고 했다.  그 친구의 말을 들을 땐, '응 그래'했지만 잠시 뒤 돌아서 생각하니 내 처지도의 그렇구나 싶었다.  계속 어떻게 살까를 고민하던 중에, 아니 뭘 할까를 고민하던 중에 한국에서 선배 부부가 런던으로 여행을 왔다.
오랜만에 한국말로 왁자하게 떠들면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나.  늘 나에게 "요즘도 사진 찍냐-"라고 물어주는 선배.
"이런 아이템은 있는데요..."하고 이야기를 하니, "그게 다큐네."라고 간단하게 마무리지어주신 선배.
준비없이 떠나온 휴가를 덕분에 잘보내고 간다고 고마워하며 선배 부부는 떠나갔지만, 정작 고마워해야할 사람은 나인 것 같다.  많은 영감과 자극을 주었으니.

그래서 뭘 해야할지 모르던 20대처럼 막막하지만, 단촐하게 시작하기로 다짐.
뭘?  블로깅과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