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0년

[film] Kamome diner & Yoshino's barber shop

토닥s 2010. 9. 4. 00:52
Institute of Contemporary Arts : Film : Kamome Diner

이미지출처 : www.ica.org.uk

<Kamome diner>(2007)

요가 선생 조가 그리스로 휴가를 떠나면서 이번 주 저녁에 할일이 없어졌다.  그래서 영화를 다운받아 보려고하는데(죄송해요) 딱히 떠오르는게 없었다. 

영어로 된 영화는 내가 100% 이해가 어렵고, 한국어로 된 영화는 지비가 100% 이해가 어려워 중간지점, 둘다 영어자막을 봐야하는 영화를 보기로 1차 합의.  그리고 나의 선호와 지비의 선호가 맞닿는 일본영화에서 2차 합의.  일본영화를 좋아하긴 하지만 별다른 지식이 없는 지비인지라 내가 영화를 정하는데 3차 합의.  그래서 고른 영화가 <박치기>였다.  나름 재미있고, 생각할 꺼리 있고.
그런데 그 영화를 다운받을 길이 없고, 겨우 다운 받았으나 영어자막이 없어 다른 영화를 보려고 하니 딱히 떠오르는 영화가 없었다.  그래서 검색창에 '볼만한 일본영화'라고 검색하니 주룩 달려나온 리스트 중 하나가 이 영화였다.  <갈매기 식당(Kamome diner)>

이 영화를 다운받는건 어렵지 않았으나 영어자막을 찾는 일이 쉽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영화 따로 자막 따로 찾았으나 이상하게도 자막이 실행되지 않았다.  컴퓨터 앞에 앉아 자막이 실행되도록 애를 쓰던 지비가 답답함이 섞인 목소리로 "대체 일본 사람이 핀란드에서 뭐하는거야!?"라고 내뱉음과 동시에 자막이 실행됐다.  오호~.

나는 영화제목만 알고 있어서 핀란드가 배경인줄도 몰랐다.  '그러게 정말, 일본사람이 핀란드서 뭐하는거지?'하는 마음으로 영화를 봤다.  간략 영화 내용은 일본에게 멀고도 가까운 나라 핀란드에서 사치에의 갈매기 식당이 정성이 담긴 음식으로 현지인들에게 호응을 얻는다는 것.  너무 간략한가.

일본과 핀란드는 지리상으로는 멀지만, 바다를 가까이두고 사는 나라답게 생선을 많이 먹는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비록 일본은 생으로 먹고, 핀란드는 익혀먹는다는 차이점이 있긴 하지만.  그 대목을 보면서 '오호~'했는데, 결국은 시나몬 롤로 현지인의 첫 호응을 얻더라. 
영화를 보면서 커피와 시나몬 롤이 얼마나 땡기던지.  '꼭 먹고 말테다'하고 다짐했건만 아직까지 못먹고 있다.  사실 나는 시나몬 안좋아하는데.  끙.  아, 여기까지 쓰고나니 커피가 땡기는구나.  끙끙.

"볼만한데"하고 같은 감독의 다른 영화에 도전했다.  <요시노 이발관>

jffyoshino.gif

이미지출처 : www.jfkl.org.my

<Yoshino's barber shop>(2004)

일전에 지인의 이 영화평을 보면서 꼭 봐야지 했던 영화였다.
역시나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인지.  영화는 별로였다.  물론 지비도 별로라고.

전통을 중요시 여기는 마을에서 이 마을의 남자 아이들은 요시노 스타일로 머리를 손질해야한다.  도쿄에서 쿨한 머리 스타일의 아이가 전학을 오면서 동네 꼬마 4명도 쿨한 머리 스타일을 가지고 싶어한다.  마을의 전통인 요시노 스타일에 반기를 들고, 두발의 자유를 외치는 아이들.  뭐, 그런 내용이다.

지인은 이 영화를 보면서 '저항'이라는 부분을 읽어냈지만, 글쎄.  '저항'이라고도 볼 수 있겠고, '저항을 희화화'했다고 볼 수도 있겠고, '전통을 희화화'했다고 볼 수도 있겠고.

정치적인 의식으로 가늠하자면 봉준호 감독의 <괴물>수준이다.  판타지도 그 비슷한 수준.

두 감독의 세대가 비슷한 것 같다.  그런데 그 세대가 그랬다.  선배들은 시대에 저항했고, 본인들도 뭔가를 저항해야할 것 같은데, 뭘 저항해야 할지 몰랐던 세대.  세상은 X세대라 딱지를 붙인 세대.  저항이라기보다 반항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세대. 
그냥 내 생각이 그렇다고. 

스타일은 멋지지만 알맹이를 한번쯤 의심하게 만드는 영화와 영화감독.
이 감독의 다른 영화 <안경>은 보아야 할지 약간 갈등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