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23년

[life] 뮤지컬 Mamma Mia

토닥s 2023. 5. 22. 07:53

5월 초 영국에 두 번의 연휴가 있었다.  첫번째는 Early May bank holiday를 낀 연휴였고, 두번째는 찰스3세 왕 대관식Coronation을 낀 연휴였다.
대관식 당일은 토요일이어서 오전엔 집청소하며 대관식을 봤고, 오후엔 아이 친구 가족과 동네에서 차를 마셨다.  그리고 다음날엔 시내에 뮤지컬을 보러 갔다.  작년 이맘 땐 여왕의 즉위 70주년을 기념한 연휴에 뮤지컬 매리포핀스를 봤었는데.

우리가 예약한 뮤지컬은 맘마 미아 Mamma Mia!  아이와 보고 싶었던 공연은 '스쿨 오브 락'이었는데 현재 투어 중이라 런던엔 공연이 없고, 또 보고 싶었던 공연 '빌리 엘리엇'은 더 이상 공연이 없는 것 같았다.  '맘마 미아'가 10살 아이와 볼만한 공연인가 고민이 좀 되기는 했지만, 아이가 보고 싶다고 해서 고고.

'맘마 미아' 내용은 많이들 알다시피 아빠를 모르는 소피가 엄마의 (아빠일 가능성이 있는)세 남자친구를 자신의 결혼식에 초대한 이야기다.  내용도 알고, 뮤지컬에 나오는 모든 노래가 아바ABBA의 노래라는 사실도 안다.  다 아는 내용인데도 이렇게 재미있을 수가 있나 싶을 정도로 재미있었다.
나는 꿔다놓은 보릿자루 같은 남편, 아이와 함께 공연을 보았지만, 친구들끼리 온 여성들이 주요 관객이었다.   친구들끼리 샴페인 한 잔 들고 보면 정말 재미있을 공연.  

이번에 우리가 새로 알게 된 사실 한 가지 - 스테이지 도어 Stage Door.
공연을 보러 가는 도중에 뮤지컬 '라이언 킹' 극장 옆을 지나게 됐다.  거기엔 연기자들이 따로 출입하는 문이 있었는데 그게 바로 스테이지 도어였다.  우리가 그 문 앞을 지날 때 배우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햇볕 드는 담벼락에 쪼그리고 앉아 담배를 피기도 하고, 샌드위치를 먹기도 하고, 대화를 나누기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 앞을 지나면서 아이에게 '영양 3번'은 없냐며 잘 찾아보라고.

공연을 보고 다음 목적지인 아이스크림 가게로 가던 중 우리가 본 공연장의 스테이지 도어를 지나게 됐다.  그 앞에 공연 현수막도 걸려 있고, 공연의 주요 배우들이 나와 팬들에게 싸인도 해주고 있었다.  사람이 별로 많지 않아 우리도 냉큼 줄을 섰다.  엄마 도나 역을 연기한 배우와 사진도 찍고, 공연 전에 구입한 시디 위에 싸인도 받았다.  밤공연을 보면 집에 오기 바쁘겠지만, 낮공연을 런던에서 본다면 스테이지 도어를 찾아 기념사진을 찍어도 좋겠다 싶다.

그리고 사람들로 넘쳐나는 코벤트 가든을 지나 더더더 사람 많은 차이나 타운으로 갔다.  그곳에 간 이유는 일본 녹차 전문점 쯔지리tsujiri를 찾아서.

일본에서 먹고 너무나 맛나서 여기서 살 수는 없을까 검색해보니 놀랍게도 까페가 있었다.  까페라고 하기엔 적은 규모고 테이크어웨이 중심인 곳이지만 까페는 까페.  아쉽게도 음료만 팔고 우리가 맛있게 먹은 과자는 판매하지 않았다.  쯔지리에 로열티만 주고 까페를 열었다고 추정만.

작년에 뮤지컬 '메리포핀스'를 보고 그 음반을 무한반복해더 듣던 아이는 올해 '맘마 미아'를 본 날로부터 그 음반을 또 무한반복해서 듣고 있다.  지비가 영화 '맘마 미아'와 그 후속편을 찾아 보여준게 금요일.  금토일 3일 동안 '맘마 미아' 한 번과 '맘마 미아2'를 두 번 정주행한 아이.  이제 '맘마 미아'에 나오는 아바의 노래들은 다 따라부르게 됐다.  한 동안 이런 상태가 지속될 것 같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바의 노래들은 이미 익숙한데 계속 들어도 지겹지는 않다는 사실.  이것도 몇 달 듣다보면 지겨워지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