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20년

[life] 명절준비 (feat. 변종 Covid-19)

토닥s 2020. 12. 24. 10:08

영국 안에 있으니 영국 밖에서 지금 뉴스가 되고 있는 변종 Covid-19 소식이 어떻게 들리는지 알 수 없지만, 매우 심각하게 보여지나 보다.  몇몇 사람들이 안부를 물어왔다(고마워요!🙏).   마침 누리는 지난 금요일부터 크리스마스 방학이라 1월 5일이 되어야 다시 학교에 간다.  지금으로서는 학교가 개학을 할지 의문이긴 하지만.  우리는 지난 금요일부터 우리끼리 집콕 중이다.  확산세가 무섭긴하다, 오늘 확진자가 3.9만이라고 한다.  

 

현재 확진자의 60% 가량이 이 변종 Covid-19 감염된 경우라고 한다.  이 변종 Covid-19이 갑자기 등장한 것은 아니고 9월 이후 꾸준히 증가하며 지금에 이르렀다고.  지금 이 변종 Covid-19으로 한국을 포함한 여러나라들이 영국과의 국경을 폐쇄했다.😥

 

영국은 식량 대외의존이 무척 높은 나라기 때문에 이 국경 폐쇄 영향을 무척 크게 받고 있다.  영국으로 들어오는 유럽의 관문인 프랑스에서 당장 국경을 닫았기 때문에 영국을 들고나는 운송기사들이 도버해협을 건너기 위해 지금 2~3일째 도로에 정체 중이다.  프랑스에서는 72시간 이내 Covid-19 테스트 음성결과자에 한해서 입국을 허용한다고 밝혔지만, 방법도 과정도 아무도 모른다. 

 

이런 뉴스가 전해지고 지난 월요일 오후 장을 보러 마트에 들렀다.   일부 선반들이 비어있었다.  영국 사람들이 이렇게 부지런한 사람들인가 싶어서, 이것도 학습의 효과인가 싶어서 어이가 없어서 '헛헛헛' 웃었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비어있는 선반들이 고기, 과일, 고급 디저트 그런 것들이라 지난 봄 사재기와는 다르다고 생각했다. 

 

Covid-19 대응 4단계로 상향 조정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크리스마스를 가족과 함께하지 못하게 됐다.  그런 가운데 먹을 것이 부족한 크리스마스가 될까 걱정하며 크리스마스 음식들을 미리 사들인 것 같았다.  우리도 그런 생각이 있었다.  친구들을 보는 것도, 외식을 하는 것도 안되니 집에서라도 '잘 먹어보자'하는 생각.  우리가 고른 메뉴는 그렇게 인기 품목이 아니어서 오늘 아침 장을 보러 가서 사올 수 있었다.   

 

Covid-19 이전에도 영국 사람들은, 영국에 사는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장을 과하게 보기는 했다.  영국에선 25일 크리스마스 당일에 모든 것이 정지된다.  대중교통수단도 없고, 문을 연 가게들도 없다.  문을 연 곳이라곤 교회와 특별히 크리스마스 런치를 판매하는 레스토랑 정도.  우리도 한 번 이 크리스마스 런치를 먹으러 가볼까하고 동네 펍에 물어봤더니 £75인데 그마저도 예약이 완료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란적이 있다.  영국의 크리스마스 풍경이 그러니 대식구가 24일, 25일, 26일까지 - 2박 3일 먹거리를 준비하느라 사람들이 장을 많이 보는 경향이 있었다.  올해는 거기에 4단계 규제 + 변종 Covid-19 + 국경 폐쇄가 더해서 크리스마스 장보기가 일찍 시작된 것 같다.  사재기는 아니라고 믿고 싶다.

 

마트 입구에 직원이 양손에 들고나는 사람들의 수를 세는 기구를 들고 인원을 조절하고 있다.  그렇게 크지 않은 마트라 오래 기다리지 않고 들어가서 원하는 품목을 구입할 수 있었다.  좀더 큰 마트에 들러 과일과 채소 등 식재료를 사서 집에 돌아와서 명절음식 연구(?).

 

 

명절음식 1호는 진저쿠키와 진저머핀.  오늘은 여기까지, 나머지는 내일로 미루고 커피 한 잔으로 마무리 했다.  내일 명절음식 2호, 3호, 4호 쭉쭉 하려면 바쁜 하루가 될듯하다.

 

 

+

 

영국 뉴스에는 이 변종 Covid-19이 아이들에게서 더 많이 발견된다고 한다.  그 때문에 1월 개학이 늦춰질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하지만 아이들이 이 변종 Covid-19에 취약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백신 접종에 대한 기대,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사람들의 이동과 교류가 절대적으로 많아지면서 확산이 많이 되는 가운데, 아이들이 처한 환경 - 교육 당국의 대응이 아이들 사이에서의 확산을 가속화 시켰다고 생각한다.

 

www.bbc.co.uk/news/uk-55406939

 

Coronavirus: Impact of new variant on children investigated

Experts urgently assess whether the mutation of coronavirus spreads more easily among the young.

www.bbc.com

현재 영국(잉글랜드)은 초등은 학교 안팎 그 어디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고, 중등의 경우 학교 내 공용 공간에서만 마스크 착용을 권하고 있다.  많은 시간을 보내는 교실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  그러니 아이들 내 Covid-19 확산은 당연하다.  아이들은 지난 9월 개학 이후 11월에 있었던 2차 봉쇄기간 중에도 마스크도 없이 매일 등교했다.  학교마다 확진자가 발생했다.  대응의 큰 틀은 교육부가 정하지만 학교마다 달리 적용했다.  누리가 다니는 학교의 경우는 한 학년에 두 학급이 있는데, 확진자가 발생하면 그 학년 전체가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9월부터 그렇게 자가격리에 들어간 경우가 5번 있었다.  그런데 인근의 초등학교는 확진자가 발생하면 밀접촉자만 자가격리를 한다고.  어떤 뉴스에서는 잉글랜드에서 50%의 학생들이 지난학기 자가격리를 경험했다고 한다.  그러니 지금까지 자가격리를 하지 않았던 누리는 그저 운이 좋았을뿐이다.  지금과 같은 대응이라면 언젠가 누리 학년도 자가격리를 경험하게 되고, 나아가서는 지난 3월과 같은 휴교를 피하기 어렵다고 본다.

 

이 변종 Covid-19이 특별히 확산/전염이 높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영국에서 아이들은 마스크도 하지 않은채 바이러스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아이들의 경우 하루 종일 밀접/밀폐/밀집된 환경 - 교실에서 시간을 보낸다.   그러니 지금의 결과는 당연하다.  이 연령층은 지난 9월부터 꾸준하게 확진자가 증가해서 지금은 다른 연령층보다 훨씬 많다.  만약 어른들이 마스크도 하지 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직장에 가고, 하루 종일 회사에서 일하며, 친구들과 매일 같이 만난다고 생각해보라.  아이들만큼 혹은 더 많은 확진자가 나올 것이다.  그런데도 영국은 아이들의 마스크 착용을 고려하기보다 이 변종 Covid-19이 '특별히' 확산/전염이 높다고 보는 것 같다.  (많이 순화해서)바보들..인가.  

영국에서 Covid-19을 경험하면서, 변종까지 더해서 느끼는 건 무능한 정치인들의 존재는 바이러스의 존재보다 더 두렵다는 점이다.  문제는 투표권 없는 나는 이렇게 생각하지만 투표권 있는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결국 무능한 정치인들을 생산하는 건 유권자니까.  어쩌다가 명절준비가 이렇게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