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밥상일기

[20201120] 밥상일기

토닥s 2020. 11. 21. 09:36

블로그와 페이스북을 함께 하면서 느낀 건 방문/블로그 읽기가 가장 적은 때는 금요일이다.  다들 불금을 즐기느라 그런 것인지.  나는 반대로 조금 느긋하게 다른 블로그도 보고 할 수 있는 때는 금요일이다.  그래서 밀린 먹거리 사진을 후딱 올리기.  사실 평소에도 먹는 이야기가 제법 많이 차지하긴 하지만.( '_');;

 

 

8월 말에 갔던 폴란드-콜럼비아 커플 친구네.  그 집에 놀러가면 늘 콜럼비아식(이라는) 스프를 준다.  감자가 기본으로 들어간 스프에 옥수수가 꼭 들어간다.  옥수수를 비롯한 구황작물들의 고향이 라틴아메리카라고 어디서 본듯도 하고.  늘 맛있게 먹고 그날 스프는 어떻게 만들었는지 물어본다.  그 기억을 더듬어 집에서 먹다남은 시금치, 옥수수, 닭고기를 넣고 만들어본 스프.  친구의 맛있는 스프와 비교해 뭔가 2% 부족한 맛이었다.

 

 

한국에서 맛있게 먹었던 버블티.  한국마트에서 보고 사와서 만들어줬다.  우유+녹차가루+타피오카펄.  

 

 

지비와 나는 참 좋아하는데 누리는 참 좋아하지 않는 볼로네즈 파스타.  편해서 많이 만들어놓고 먹고 싶은데 누리가 싫어하니 분기별로나 한 번씩 한다.

 

 

반대로 누리가 좋아해서 열흘에 한 번은 꼭 하는 크레페.  물론 만들어진 크레페를 사와서 속만 원하는대로 채워준다.  하나는 초코크림을 넣고 바나나를 올리고, 나머지 하나는 햄과 치즈를 넣었다.

 

 

그리고 가끔 빵 없는 날 먹는 씨리얼 아침.  "어 귀엽다"하면서 막 부셔서 섞어 먹는다.  씨리얼 아침이면 간단해야 하는데, 누리 지비 나 먹는 씨리얼이 각각 다 달라 별로 편하지도 않다.

 

 

오랜만에 튀겨본 닭.  카라아게 가루를 사서 튀긴다.  조금 짜기는해도 매운맛은 없어서 누리도 먹는다.  한국 치킨 튀김 가루를 사본적 있는데 우리는 먹을만해도 누리가 매워서 먹지를 못했다.  어쩔 수 없이 일본 카라아게 가루를 사 쓴다.

 

 

누리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우동이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은 먹는다.  이날 우동을 끓이면서 한 생각은 '그나마 누리가 좋아하는 음식이 우동이라서 다행이다'였다.  등갈비나 잡채 같이 손 많이 가는 음식 좋아하면 어쩔뻔-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와 지비가 좋아해서 가끔 사먹는 오징어튀김.  누리님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누리님이 좋아하는 crayfish를 사서 샐러드를 만들었다.  이 crayfish는 한국의 가재인가.  정확히 모르겠다.

 

 

그리고 국물이 생각나는 날엔 매생이 떡국.  올해도 한국에서 돌아올 때 꾹꾹 가방에 채워온 건매생이.  너무 유용하다.  간단하게 끓인 떡국에 넣어주기만 하면 된다.

 

 

짜장밥.  한 번 해두면 두 끼를 해결할 수 있어서 좋다.

 

 

이곳 마트에서 산 스테이크용 고기를 능력껏 얇게 잘라 불고기양념을 해서 먹는다.  한국마트에서 산 불고기 고기는 고무 같아서 더 이상 사지 않는다.

 

 

얼마남지 않는 한국 밀가루로 끓여본 수제비.  누리가 좋아한다.  먹는 것도 좋아하지만 반죽을 쪼물딱쪼물딱 펴서 넣는 것도 좋아한다.

 

 

이웃 블로그에서 본 참치(캔) 비빔밥을 해먹고 남은 참치로 달걀전을 구워보았다.  학교 다닐 때 엄마가 자주 싸주던 도시락 반찬이었다.

 

 

간단 비빔밥을 자주 해먹는편이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채소와 고기를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  그런데 좀 번거롭긴 번거롭다.

 

 

어느 날 페이스북에서 카르보나라 글을 보고 만들어본 크림+베이컨 파스타.  크림 들어간 파스타를 카르보나라라 할 수 없다라는 글이었는데 그걸 보고 되려 오랜만에 파스타에 크림을 꼭 넣어 먹고 싶었다.   이탈리아인인 친구 A도 크림파스타를 카르보나라라고 부르는데 분개하는 1인이다.  하지만 나는 이탈리아 사람들이 카르보나라라고 하는 건 달걀맛이 너무 강해서 좋아하지 않는다.  그냥 취향대로 먹는거지. 

내가 생각하는 파스타, 피자는 한국인에게 볶음밥과도 같다.  물론 이탈리아 사람들이 들으면 펄쩍 뛸 일이지만서도.  그때 그때 있는 재료로 먹는 이탈리아 가정식.  우리들에게 볶음밥이 그러하듯.

 

 

올해 한국여행 이후 우리들의 최애음식이 된 샤브샤브.  라이스페이퍼에 싸먹는 것도 좋아하지만, 누리는 채소만 싸먹는다, 샤브샤브 먹고 난 뒤 끓여먹는 칼국수를 우리 모두 너무 좋아한다.

 

 

누리가 폴란드주말학교에 가는 날 한 동안 사먹었던 마트 스시/롤/김밥.  새로운 토요일 점심의 전통이 되려다 폴란드주말학교가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지속되지 못했다.  오랜만에(3주만에) 내일 점심을 마트롤과 컵라면으로 먹어야겠다.

 

 

누리의 저녁밥상.  어쩌다보니 닭과 달걀볶음밥.  고기를 좋아하지 않는 누리가 그나마 먹는 고기가 닭이고, 고기를 대신해서 먹는 주요한 단백질원인 달걀이다.  닭과 달걀이 열일하는 우리집.

 

 

그리고 바쁠 땐 휘리릭 달걀과 마요네즈를 넣은 샌드위치.

 

 

어느날 잡채를 만들다 양이 적을 것 같아서(100g) 떡볶이를 넣어주려고 했는데, 그러면 당면과 뒤섞여 이상하게 될 것 같아 잡채용으로 양념한 고기와 떡볶이를 볶고 잡채는 고기 없이 볶았다.  결국 잡채가 남았다.  다음엔 욕심내지 말고 잡채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던 날.

 

 

특별하게 먹거리가 없는 날, 냉장고 속 햄과 치즈를 빨리 처리해야 할 것 같은 날은 피자를 만든다.  예전엔 어른용과 누리용을 따로 만들었는데 이젠 귀찮아서 하나로 만들되 1/4은 누리가 원하는대로 치즈만 올려주고 나머지 3/4은 어른용으로 만든다.  햄, 치즈, 새우, 김치 좋아하는 식재료를 다 올린다.  김치가 핫소스+피클 역할을 해서 꽤 먹을만한다.  한국에도 김치피자가 있는지 모르지만.  나는 없을 것 같다고 했고, 지비는 벌써 당연히 있을 것 같다고.  없으면 우리가 가서 또 식당을 내자.. 막 그러면서 먹는다.

 

 

순한맛 카레도 매워서 잘 먹지 못하는 누리인데 한국마트에서 보고 해달라고 해서 사왔다.  양파를 꺼내놓고 준비하려니 양파는 빼달라고 한다.  "어~ 그래~"하고선 갈아서 넣었다.  '누리 네가 뛴다면 나는 그 위를 난다'면서.  그런데 누리가 먹으면서 양파가 없는데 양파맛이 난다고 이상하다고.  속으로 '헉!'하고 놀랐다.  

 

 

오랜만에 해본 연어+아보카도 비빔밥.  1일 1아보카도 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아보카도를 끊기로 하고선 잘 먹지 않게 됐다.  이 비빔밥을 먹으려고 아보카도를 샀다.  모두 오랜만에 먹는다며 잘 먹었다.

 

그리고 이번 주 대박 메뉴 소세지빵.

 

 

한국 빠리빵집에서 내가 늘 사는게 찹쌀 도너츠라면, 지비가 늘 사는게 이 소세지빵이다.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일본빵집이 있어 내가 가끔 사다주곤 했는데, 하나에 3파운드니 좀 비싼편이기도 하고 Covid-19 이후 그 일본빵집 영업시간이 너무 들쭉날쭉해서 빵을 사고 싶어도 살 수가 없다.  그래서 만들어봤다.  이제 사먹지 않아도 될 정도다.  지비 말로는 뭔가 2% 부족하다는데 나는 평소에 잘 먹어보지 않아서 맛을 모른다.  비쥬얼이 비슷하면 그걸로 됐다. 

한국레시피를 보고 만들었는데, 한국블로거들의 레시피들은 좀 어렵다.  어려운 반면 빵맛이 참 좋다.  이런 걸 고진감래라고 하는건가.  우리끼리는 종종 해먹을 것 같은데 여기 사람들은 좋아하지 않을맛이다.  소세지는 짭짤한데 빵은 달달하니.  우리끼리 열심히 먹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