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떠나다./Korea

[Korea2020] 일상 - 화명수목원

토닥s 2020. 8. 13. 13:20

런던으로 돌아갈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아쉽게도 만나지 못한 사람들에게 연락이라도 하고 가야할 것 같아서 문자로 안부 인사를 전하면 모두들 Covid-19 때문에 어디 다니지도 못했겠다며 위로한다.  그런데 짧지 않았던 이번 한국행을 돌아보면 예전 같이 여행을 다니지는 못했어도 생각보다 많은 곳을 다니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Covid-19과 아이 딸린 상황을 고려해서 장소를 찾아보는 과정에서 예전에는 몰랐던 아이와 함께 하기 좋은 곳들을 알게 됐다.  누리와 지비는 모두 한 번 더 가보고 싶어 하지만, 올해는 어려울 것 같고 내년에라도 꼭 다시 가고 싶은 곳들이다.  그 중 한 곳 - 화명수목원.

 

화명수목원이라 화명동 어디일꺼라 생각했다.  그래서 무척 멀게만 느껴졌는데 금정산 서편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가깝게 느껴진 곳.  산성로를 넘어가야한다고 생각하니 다시 멀게 느껴졌는데, 새로 생긴 화명터널로 갈 수 있다고하니 다시 가깝게 느껴졌다(마음이 오락가락).  실제로 가보니 너무 가까운 곳이었고, 습한 날씨에도 할 거리가 많고 계곡까지 있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곳을 여러 번 가본 E선배 가족의 꼼꼼한 준비로 동물 밥(칡잎)주기, 물고기 채집, 곤총 채집 다양한 경험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평지 도심공원만 사랑하는 나로써는 누리에게 전해주기 어려운 경험들이었다.  이런 경험이 좋다는 건 알지만, 나 역시도 해보지 않은 경험이라 전해주기 어렵다.  신기한 건 이런 경험은 아이들이 해보지 않았을뿐, 해보고서 싫어하는 아이들은 (거의) 없다는 점이다. 

 

 

E선배네의 주말 나들이 무임승차도 모자라 집까지 갔다.  볼 꺼리가 많은 집이라(화명동 파브르 소년의 집) 런던 동생 누리는 자연학습 2차를 이어갔다.  좋은 정보를 공유해주고, 좋은 시간을 함께 해준 E선배 고마워요.  

 

화명수목원에 가던 날 누리가 우리가 어디에 가는지 물었다.  부산의 큐가든 Kew gardens(런던에 있는 왕립식물원)이라고 설명해줬다. 

화명수목원은 산책도 좋지만 발 정도 담글 수 있는 물이 있어 아이들과 함께 하기 좋은 곳이다.  비록 각종 온실과 전시장이 Covid-19으로 문을 닫았지만.  주차가 한정된 곳이라 많은 사람들이 오기가 어렵고(나름 산중턱), 때문에 붐비지 않게 가족나들이 할 수 있다.  넓지 않고, 피크닉을 위한 평상과 테이블이 많아서 다음에 도시락 싸서 부모님과 다시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