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떠나다./Korea

[Korea2020] 일상 - 수영을 배워요

토닥s 2020. 8. 4. 07:50

누리가 다니는 학교는 3학년부터 매년 6주간 수영을 배운다.  런던시내는 수영장이 있는 학교가 드물고, 외곽에는 수영장이 있는 학교도 더러 있다.  그런 학교들은 입학 때부터 수영이 포함되어 있는데, 누리가 다니는 학교는 수영장이 없어 인근의 수영장에서 학급별로 6주간 교육을 한다.  운동이라면 뒤쳐지지 않는 누리지만 누리는 2년 전 삼출성중이염(glue ear)이라는 수술을 양쪽에 해서 수영 배우기를 미루었다.

 

2019/03/13 - [탐구생활/Cooing's] - [+2366days] 지난 이야기 - 삼출성 중이염 수술

 

고막에 넣어둔 관이 빠지는 6개월 정도부터는 귀마개를 하고 수영을 해도 좋다고 했지만, 누리는 불과 얼마 전에 그 관이 모두 귀 밖으로 빠져나왔다.  귀 안에서 빠진 상태로 얼마를 지냈는지는 모르지만 내가 빼낼 수 있는 정도가 되서 한국식 귀이개로 빼주었다.  대부분의 친구들이 수영을 해서 누리도 수영을 배우고 싶었지만, 귀의 상태와 시간 문제 때문에 미뤘다.  개인적으로는 아이의 수영을 위해서 내가 매주 시간을 써야한다는 게 너무나 부담이었다.  그래서 단기로 배워야겠다 생각하고 한국에 여름에 오면 집중적으로 시킬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 Covid-19 발생으로 수영을 배울 수 있는지 여부가 불투명했다.  봐두었던 수영장이 5~6월 정도에 문을 열었길래 지켜보았다.  운동으로 수영을 하는 친구에게 수영을 시켜도 괜찮을 것 같냐고 물었더니 괜찮을 것 같다고해서 자가격리가 끝날즈음 전화로 문의를 하고 자가격리가 끝나고 바로 수영 강습을 시작하게 됐다.  한국행의 일정상 7월 중반에서 8월 중반까지만 시간이 가능해서 주 2회씩 4주간 받기로 했다.  사실 수영장에서 우리의 편의를 봐주셨기 때문에 시간 선택권은 없었다.  오후 2시라 수영하는 날은 별로 할 수 있는 게 없다.  그래도 누리가 즐겁게 배우고 있어 잘했다는 생각은 든다.


첫날 누리가 수영하는 동안 수영장 앞에서 조용하게 커피 한 잔.  첫날만 수영장도 볼겸, 강습료도 낼겸 수영장에 가보고 둘째날부터는 집 앞으로 오는 '통원차'로 보내고 있다.  처음 접해보는 통원차에 감동한 지비와 나.  

 

 

누리가 통원차로 수영장에 가고 우리는 언니의 추천으로 '킹덤'을 봤다.  그게 미국에서 인기라는 뉴스는 봤지만, 공중파 뉴스만 보고 사는 처지라 별로 관심이 없었다.  좀비물이라길래 더더욱 관심이 안갔지만 언니의 '강추'로 1편을 시청.  역시 내 취향은 아니었지만, 볼만은했다.  하지만 1편 이후로 보지 않고 있다.  볼 시간이 없기도 했다.  

 

누리가 수영을 간 사이 한 번은 내가 지인을 만났고, 다른 한 번은 지비가 지인을 만났다.  그랬더니 누리가 우리더러 좋겠다고 한다, '만날 친구가 있어서'.  자기만 친구가 없다고 서운해한다.

누리에게 수영강습을 시키기로 한 첫번째 이유는 수영이지만, 한국 아이들과 섞여서 아이들의 언어를 익혀보자는 목표도 있었다.  애초는 방학특강에 넣을 계획이었지만 이 Covid-19  때문에 한국 아이들의 방학이 8월에나 시작하게 됐고, 우리는 영국에 돌아가서 해야할 자가격리 때문에 8월 중반까지만 수영 강습을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7월 수업은 개인강습으로, 8월 수업은 일반강습으로 예약을 할 수 밖에 없어서 지금까지는 혼자서 강습을 받았다.  누리는 오늘부터 다른 아이들과 수업을 받게 될꺼라 무척 기대를 하고 있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지만 누리가 재미있는 기억을 만들면 좋겠다.

 

주로 수영강습을 마치고 누리는 달달한 것, 우리는 커피를 마시러 나간다.  누리는 운동 후 마시는 고열량이니 괜찮지만, 나는.(ㅠㅠ )  자가격리 이후에도 둥글어져만(무거워져만)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