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Cooing's

[+2821days] 홈스쿨링 중 스포츠주간

토닥s 2020. 6. 9. 09:15

지금 달력을 보며 세어보니 벌써 Covid-19으로 휴교한지 11주가 지나고 12주가 됐다.  그 중 부활절 방학 2주와 여름학기 중간 방학이 1주가 있긴 했지만, 집에서 아이 홈스쿨링을 도와주는 일이 만만하지 않은 일이었다.  휴교 중이라 방학 전과 후가 모두 집콕이고, Covid-19으로 아무 곳으로 여행할 수 없으니 방학이어도 집콕이지만 한 주간의 방학이 그렇게 반가울 수 없었다.  방학 전에 날아든 또 반가'웠'던 소식은 방학 후 일주일도 스포츠주간이라 홈스쿨링 과제가 없다는 것.  부모들이 '야호'를 외쳤다.  그런데 웬걸.  전교생 2학년에서 6학년까지 (구글 클라스룸) 한 곳에 몰아놓고 같은 과제를 하루에 열개쯤 내준다.  아 과제가 아니라 '챌린지'란다.  누리는 당연히 고학년들과 경쟁할 수 없는데도 그들의 기록에 한참 따라가지 못해서 좌절과 절망 을 맛봤다.   10개쯤 되는 챌린지에서 3개는 영어(읽기와 쓰기)와 수학이 얽혀 있었는데(선생님, 영어 수학 과제 없다면서요!) 그 안에 저학년용 고학년용 챌린지가 나눠져 있었다.  누리는 도저히 해낼 수 없는 고학년용 챌린지 앞에서 나를 잡고 또 안달복달했다.  남들보다 잘하는 게 중요한게 아니라 연습을 통해서 점점 더 잘하게 되는 게 더 중요한거라고 말해도 초등학교 2학년에겐 그런 말이 귀에 들어가지 않는다.  참고로 누리가 가장 좋아하는 교과목이 체육이다.  아이가 쉽게 할 수 있는 것만 골라서 하자고 해도 10개를 다 하겠다며 하루 종일 나를 볶은 아이 때문에 몸이 바쁜 한 주였다.  영어와 수학 숙제 없다고 야호를 외쳤건만. 

매일 아침 새로운 챌린지와 함께 전날 점수의 합계가 하우스별로 발표되면 누리는 자기가 속한 하우스가 내내 바닥이라 속상해했다.  운동과 관련해서 승부욕이라곤 1도 없는 사람인지라 그게 참 이해하기 어려웠다.  스포츠주간이 끝나고 발표된 합계에서 누리가 속한 하우스는 5개 중에서 5위였는데, 매년 우승하는 특정 하우스가 3위에 그쳐서 다행이란다.  이건 뭔가.

스포츠주간 중 즐거움은 전날 챌린지 중 하나를 비디오나 사진으로 업로드하면 학교에서 5~7분짜리 영상으로 만들어 보여줬는데 친구들의 얼굴을 볼 수 있어 누리가 즐거워했다.  기록은 저학년들이 고학년을 따라갈 수가 없는데, 이 비디오 업로드는 저학년들이 열심인 것 같았다.  학부모들이 아이가 5~6학년쯤되면 이런데 관심이 없어지는건지.  애 따라 다니며 챌린지 기록하고 가끔은 대적해주느라 몸이 고되고(줄넘기 100개하고 다리가 풀림), 안달복달하는 아이 참아주느라 마음이 고된 일주일이었지만 머리만큼은 고되지 않은 한 주였다. 

그리고 맞이한 12번째 주.  아이의 과제를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웠는데, 그 마음을 아는지 과제를 3개만 내주신 선생님.  초등학교 2학년 과제를 하다보니 내가 영국 초등학교에 복학(?)해서 다니고 있는 기분이다.  그런데 내가 해야하는 과제는 대체 언제하지?



달걀을 숟가락에 담아 물고 스쿼팅.



매일매일 하이라이트 비디오에 나온 누리. 



 누리의 acrostic poem - 한 단어를 첫머리로 두고 쓰는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