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Cooing's

[+2795days] 마술타령

토닥s 2020. 5. 14. 19:21

지난주 어느날부터 누리가 와서 마술을 보여준단다.  그런데 그 마술이라는 것이 너무나 뻔한 것이라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지한 아이에 모습에 웃음이 났다.  예를 들면 그런거다.  카드 두 장을 보여주고, 다른 카드 사이에 넣는다.  그리고 카드를 다 모은 다음 자기가 처음 보여준 카드 두 장과 같은 카드를 맨 뒤에서 뒤집어 보여준다.  '절대로' 우리가 임의의 카드를 고를 수는 없다.  우리의 의무는 그런 누리의 '마술'에 부모된 도리로 물개 박수를 쳐주는 게 전부다. 




이 두 개의 레파토리를 하루에 열번도 더 보여주는 아이를 보다못해(내가 더 이상 웃어줄 수가 없어서) 어린이 마술 세트를 주문해줬다.  내가 봐도 재미있어보이는 세트는 가격대가 비싸서 7.95파운드를 주고 작은 세트를 샀다.  역시 가격만큼 품질은 후졌지만, 하루(?)만큼은 누리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장비(?)로 한결 업그레이드 된 누리의 마술. 



품질도 조악하고, 설명서는 없느니만 못해서 내가 가만히 보고 하는 방법을 알려줘야했다.  나를 깜짝 놀라게 해줄 수 없었지만, 아빠과 한국의 가족들에게 마술을 보여줄 수 있어서 기뻐했던 아이.  이젠 모자에서 토끼 나오는 마술을 해보고 싶단다.

어릴 때 명절 연휴에 방송되는 데이비드 카퍼필드 프로그램을 손꼽아 기다려 열심히 보던 추억이 새록새록.  마술에 호기심이 생기는 때가 모두 한번쯤은 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