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9년

[life] 언니와 런던 여행 - 칼 마르크스 묘지

토닥s 2019. 8. 4. 07:53
언니가 런던에 도착하고 이틀은 누리가 여름 방학이 시작되기 전이라 학교에 가야했다.  아침에 함께 누리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누리가 없는 시간을 이용해 언니와 인근 공원에 산책을 가기도 하고, 이제까지 런던을 5번 방문한 언니도 가보지 않은 곳 - 칼 마르크스의 묘지도 함께 갔다.  하교 시간에 맞추어 집으로 돌아와 누리를 데리고 학교 앞 공원에서 다시 한 시간 반 정도 시간을 보냈다.  물론 누리만 다시 발바닥에 땀나도록 놀이터를 뛰어다니고 우리는 그늘에서 준비해간 커피나 물을 마셨다.
학교에 아이를 등교 시키고 하교 시킬 때 부모나 보호자가 가야하는 모습, 학년 말이라고 아이들이 카드를 써온 모습을 언니는 색다르게 봤다.  보통 카드와 꽃, 초콜릿, 프로세코 정도를 선물로 들고 온다.  한국에서는 김영란법 이후로 사라진 모습이라고 한다.
영국 교육의 문제는 학력 저하가 아니라 교사들의 처우가 너무 나쁘다는 언니의 입장.  절대 공감.  가까운 사람들과 잘 하는 농담(?)으로 스타벅스에 가서 일해도 교사, 보조교사보다 더 번다고 이야기 한다.  사실 그런 문제는 교사, 보조교사 스스로가 많이 제기해야한다.   알기로는 두 개의 직업노조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현실은 - 보수 정부는 개념이 없고, 노조의 전투력(?)은 너무 줄어 어려워보인다. 
일찍이 칼 마르크스 선생께서 포인트는 세상을 바꾸는데 있다고 하셨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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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와 갔던 하이게이트 묘지의 칼 마르크스 묘지.  칼 마르크스는 독일인 철학자, 경제학자, 사회학자였다.  자본론을 비롯한 그의 저서들은 산업혁명 이후 사회변화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틀이 됐다.  영국으로 망명해, 영국에 묻혔다.

The philosophers have only interpreted the world in various ways.  The point however is to change it.
철학자는 세계를 단지 해설할 뿐이다.  그러나 핵심은 그것을 바꾸는 것이다.

우리가 머무는 잠시 동안 중국인, 라틴아메리카인들이 이 칼 마르크스의 묘지를 찾았다. 
칼 마르크스의 묘지 때문에 묘지 입장이 유로라는 것이 놀라웠다.  사실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그의 묘지였다.  머리만 덩그러니 올려놓은 묘지 모양과 크기가 놀라왔다.  좀 더 철학적으로, 역사적으로, 사회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
그 밖에도 이 묘지에는 칼 마르크스, 그의 아내와 딸, 그리고 하녀(이자 동료였던 헬레나 데뮤트)가 함께 묻혀있다.  이 헬레나 데뮤트 이야기는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런던에 있는 동안 관광지는 대충 다 가봤다고 생각했는데, 언니 덕분에 가보지 못한 곳 더 가보게 됐다.
(하지만 이곳을 오고 싶어하는 특별한 손님 방문이 아니고서는 다시는 안올 것 같은 느낌적 느낌..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