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8년

[life] 마침내 크리스마스

토닥s 2018. 12. 21. 10:08

더운 여름 한국 다녀와서 정신 차려보니 가을 지나고 겨울, 마침내 크리스마스다.  지금까지는 12월 초면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내곤 했는데, 올해는 오늘에서야 마무리했다.  참고로 오늘은 12월 20일.  이번주에 보낸 대부분의 카드들은 크리스마스가 지나서야 도착하겠지만, 크리스마스라는 자리를 빌어서 인사라도 전하고 싶은 게 마음이었다.  물론 그 마음이 받는 사람의 마음에 닿을지는 모르지만 일단 내 마음은 그랬다.


12월이 들기 전부터 매일 2시쯤되야 잠자리에 들곤 했다.  개인적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줄 선물을 '정말 졸린 눈 비벼가며' 만들었다.  선물을 전하며 '내 피의 산물'이라고 했는데, 밤마다 잠이 오니 바늘로 내 손가락을 찔러가며 만들었다는 뒷이야기.


듣고 있는 교육의 보충강의가 12월에 몰리고, 누리의 현장학습, 누리 학교의 겨울축제 준비까지 몰리면서 자연히 카드 발송이 후순위로 밀렸다.  그래도 지나고보니 다 잘 마무리하고 방학을 시작한듯한 기분 - 인데 방학 중에 누리랑 노느라 내 과제를 할 시간이 있을까 하는 걱정이 벌써부터 드는 건 사실이다.  크리스마스만 지나고 매일매일 한 페이지씩 해내야지 - 하고 일단 계획은 세워본다.


고단한 중간중간에 가족과 친구들에게 받은 메시지나 선물이 즐거움이 됐다.  이 고마움은 또 어떻게 되돌려 드려야할지 고민이지만.


지난 주말 한국에서 형부와 큰언니가 누리에게 보낸 선물이 도착했다.  피로의 절정에 있었는데, 덕분에 마무리를 웃으며 할 수 있었다.  요즘 한국에서 유행이라는 팔랑팔랑 모자.  뭐라고 불리는지는 모르지만 나는 그렇게 부른다.  누리가 학교에 쓰고가서 또 한국의 최신유행을 맘껏 뽐냈다.





오늘은 누리의 크리스마스 방학 첫 날.  방학이라 '당연히' 평소보다 일찍 일어난 누리.  이건 내가 어릴 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진리인가 싶다.  오전내내 나의 카드와 소포 포장/발송을 도운 누리(라고 쓰고 실제로는 속도를 더 더디게 만든).  작은 업무(우표 붙이기, 봉투 붙이기)를 주면 누리는 즐기는데 나는 옆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지켜봐야하는 현실.  그래도 누리가 그 업무를 즐기니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어째어째 우체국 마감시간 전에 도착해 카드와 소포를 보냈다.  그 카드와 소포들은 우체국에서 오늘 밤을 보내고 내일에야 길을 떠나게 되겠지만.



그래도 내 손을 떠났다는데 기뻐하며 자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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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가 말썽이라 사진 업로드가 쉽지 않은데 오늘은 티스토리까지 사진 업로드가 안되서 소중한 시간을 다 써버렸다.  티스토리 제발 좀 도와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