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6년

[food] 라즈베리 치즈케이크

토닥s 2016. 4. 27. 22:03
누리가 아파 어린이집을 가지 않을 땐 평소보다 TV를 많이 보는 편이다.  그러라고 내버려 둘 수만은 없어서 뭘 굽자고 아픈 몸을 일으켰다.  마침 유효기간이 다되어가는 휘핑된 크림치즈가 있어 그걸로 간단 치즈케이크를 구워보기로 했다.  레시피는 얼마전 누리가 보는 'I can cook'이라는 어린이 요리 프로그램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가지고 있는 베이킹 책에서 치즈케이크 레시피를 참고해서 양을 잡았다.  어린이 요리 프로그램에선 얼마나 넣는지 말해주지 않고, "크림치즈 섞고, 설탕 넣고, 달걀 넣고 믹스믹스~" 이런 식이라.

라즈베리 치즈케이크

특별히 재료는 사지 않고 누리가 먹다 남긴 아기 진저맨 쿠키 부셔 버터 섞어 베이스로 만들었다.  아이에게 쿠키를 봉투에 넣은채로 부수라 그러면 좋다~고 시킨대로 한다.  다만 봉투가 얇으면 다 부서진 쿠키가 쏟아지는 사태가 생길 수 있으니 주의.  그 다음 크림치즈에 설탕 넣고, 달걀 넣고, 옥수수 전분 넣고 쿠키 시트와 라즈베리가 담긴 용기에 부어서 구워주면 끝.

재료 : 휘핑된 크림치즈 150g, 설탕 35g, 달걀 1개, 옥수수 전분 10g, 라즈베리 약간, 시트용 쿠키 약간, 버터 10g

반죽량 생각해서 160도에서 한 30분쯤 구웠는데 많이 구워진 것 같다.  이번에도 넘칠까 조마조마했는데 다행히 넘치지는 않았다.  담엔 꼭 용기의 70~80%만 채워 오븐 앞에서 벌서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
처음엔 달걀빵처럼 부풀어 올랐는데, 용기의 모양이 그렇게 부풀어 오르도록 하는 것도 같다, 시간이 지나 식으니 가라앉았다.  냉장고에 넣었다가 저녁을 먹은 뒤 셋이 식탁에 둘러 앉아 먹었다.  누리는 해작질(?)하며 라즈베리 부분만 파먹었다.

맛은 집에서 간단하게 휘릭 만든 것치고는 나쁘지 않았다.  다만 밖에서 사먹는 뉴욕치즈케이크처럼 촉촉 부드럽지는 않았다.  가끔 먹는 베이크드 치즈케이크baked cheese cake와는 비슷했다.  치즈케이크와 빵의 중간 정도 느낌.
유효기간이 다되어가는 휘핑된 크림치즈가 있어서 사용했지만, 일반적인 레시피에는 크림치즈를 휘핑해준다.  그러니 저울, 오븐만 있으면 누구나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우리집엔 쿠키 시트로 쓸 쿠키가 잘 없는데, 아무 쿠키나 취향대로 넣어도 상관없을듯.  나는 심지어 누리가 오래도록 먹지 않아 약간 눅눅해진 진저맨들의 부서진 팔다리 모아서 만들었다.

간단해서 다음 기회에 또 만들어볼 생각.  반죽에 카카오를 섞어 초코치즈케이크 곧 도~전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