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Cooing's

[+1029days] 영국의 클래스

토닥s 2015. 7. 15. 07:30
오늘 누리와 수영장에 갔다 역시나 인근 쇼핑상가에 들렀다.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서. 점심을 먹고, 간단하게 필요한 장을 보고, 누리가 늘 가고 싶어하는 마더캐어 mothercare라는 상점에 들렀다. 마더캐어는 영국판 아가방(그 비슷). 누리가 가고 싶어하는 이유는 전시/시연된 장난감들을 가지고 놀 수 있기 때문이다.

누리가 기차를 가지고 놀다가 옆에 있던 인형을 화물칸에 태웠다. 그런데 그 인형이 좀 이상해서 살펴봤다.

휠체어를 탄 인형이었다.

해피랜드라는 마더캐어 내 계열 상품이 있는데, 쉽게 말하면 인형놀이 세트다. 집도 팔고, 차도 팔고, 그 안에 넣는 다양한 직업들의 인형도 팔고 그런 세트다. 물론 따로따로 구입해야 한다. 영국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왕자비가 아들 조지를 낳았을 땐 그 기념 세트가 나오기도 했다. 유행을 타고 현실마저 잘 반영한 그런 마케팅이다. 그런데 어떤 아이가 휠체어를 탄다면, 혹은 어떤 아이의 가족이 휠체어를 탄다면 하나쯤 있으면 좋은 구성물이 아닐까.

'히야..'하는 감탄과 함께 다른 인형들을 살펴보니 의사는 인디언/아시안이다. 정말 영국의 현실이 그러하다. 특히 런던은 많은 GP(보건소 격 지역 의원)의 의사들이 그렇다.

비록 (장하준 교수 책에 의하면) 유럽에서 경제지위 하위 20% 삶의 질이 가장 낮은 나라가 영국이라고 하지만, 문화의 혹은 제도의 수준은 그와 같지 않음을 보여준다. 영국이라는 나라의 수준/클래스를.

+

오늘 페이스북에서 남자이고 싶다는 친구 딸과의 대화를 보고 이곳 영국에서 자란/자랄 누리도 그러할까 하고 생각해봤다. 친구 딸은 아이들이 즐겨보는 애니메이션에서 여성캐릭터가 부수적인 역할만 하는 상황이 반복되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그 글을 보고 언뜻 생각해봤다. 누리가 보는 영국 유아채널 프로그램들의 주요캐릭터를. 그런데 남자 주요캐릭터가 잘 생각나지 않았다. "grandpa in my pocket" 이라는 프로그램의 할아버지 말고는. "baby Jake" 의 제이크는 남자아기지만 아기라서 성역할이 없다. 그 외 "bing" 이라는 애니메이션이 떠오르긴 했지만 빙은 남자토끼지만 '남성'으로 인식되기보다 '토끼'로 인식된다. 정확하게 다 나열해보지는 않았지만 대부분의 주요캐릭터는 여성이다. 아무리 적게 잡아도 절반 이상은 여성이 주료요캐릭터를 차지하고 있을테다.

영국이 처음부터 이렇지는 않았을테다. 부단히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이 미디어 속에선 오히려 여성이 더 많아 보이도록 하는게 아닐까 싶다.

아니다. 어쩌면 이런 논란을 피하려고 부쩍 동물, 외계인 같은 사람 아닌 것들이(?) 더 많이 등장하는지도 모르겠다. 그게 균형이 맞지 않은 것보다 나은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