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Cooing's

[+1010days] 다시 뚜벅

토닥s 2015. 6. 26. 06:59
요며칠 그런 생각을 했다. 다시 좀 부지런해져야겠다고. 언제 부지런했냐고 물으면 할 말은 없다만. 얼마전 새로 만난 한국엄마가 아이 데리고 혼자서도 여기저기 다니는 걸 보면서 받은 자극의 결과였다. 지비는 그 엄마가 영국생활한지 오래지 않아 그런거라고 했지만, 그럴 수도 있지만, 그 보다는 내가 아이를 핑계로 피곤함을 핑계로 많이 위축되고 정체됐던 것은 사실이다.

혼자라도 누리 데리고 시내도 가고, 레스토랑도 가야겠다 맘 단단히 먹었는데, 그 뒤로 어디로 움직일 때마다 동행이 생겼다. 버려야 얻는다더니 그런 격인가.
며칠 전부터 오늘은 동행이 없어도 하이드 파크에 있는 놀이터에 가겠다고 마음을 먹었는데 어제 오후 오랜만에 친구가 연락이 와서 차 마시자기에 하이드 파크 로 약속장소를 잡고 누리와 나는 먼저 가서 놀이터에서 시간을 보내다 친구를 만나기로 했다.

그런데 순순히 따라나선 누리가 집 앞 정류장에서 타야할 버스가 오고 있는데 집에 두고온 스쿠터를 가지고 가겠다고 길바닥에서 울고불고. 결국 버스 놓치고 다시 집에 들어왔다. 누리는 집에 와서도 계속 울다 힘이 든지 책을 읽고 자고 싶어한 거다. 정말 친구 약속만 아니라면 다시 나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약속이 있으니 가야했다. 이번엔 내가 스쿠터 타고 얼릉 가자며 달래서 나왔는데 신발 신고 인형 가방에 넣고 어쩐다고 늦어져 버스를 눈 앞에서 또 놓쳤다. 집을 나서려던 시간보다 40분이나 늦어졌다. 한 시간쯤 먼저 가서 놀려던 계획이 얼그러졌지만, 다행히(?) 친구가 늦게 와서 누리가 좀더 놀이터에서 시간을 보낼수 있었다.

시작은 기운 빠졌지만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편하고 따듯한 대화를 나눴다.



문제는 누리가 차가운 물에 흠뻑 젖었다 햇볕과 바람에 옷을 입은 채로 말렸는데, 그 탓인지 콧물을 훌쩍이다 잠들었다. 낼 수영장은 건너뛰어야겠다. 비도 온다는데 둘이서 뭐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