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Cooing's

[+973days] 누리 그릇 - 디자인 엄마 & 손바닥 협찬 누리

토닥s 2015. 5. 20. 06:02

한 열흘 전에 아픈 몸을 이끌고 다녀온 스토크 온 트렌트에서 만든 누리 그릇/볼이 오늘 도착했다.  여행 이야기가 먼저 올라왔으면 '아'하겠지만, 뜬금없이 그릇 사진이 먼저 올라오게 되었다.  여행 정리는 언제나 될까만은.


스토크 온 트렌트 stoke on trent는 도자기로 유명한 도시다 - 라고 하지만 내가 아는 건 포트메리온 portmeirion과 엠마 브릿지워터 emma bridgewater 정도.  웻지우드 wedgwood가 유명하다고 해서 - 하지만 내게는 이름도 스타일도 생소한 - 거길 가려고 했으니 리모델링으로 문을 닫았다.  우리가 이 스토크 온 트렌트 여행을 계획할 당시만 해도 4월에 문을 연다기에 "가자!" 했는데, 여행을 며칠 앞두고 확인차 홈페이지를 열었더니 리모델링이 길어져 여전히 문을 닫았다고.  급당황한 나머지 갈 곳은 찾았는데 포트메리온은 지겹고 모던한 감각의 물방울 무늬로 유명한 엠마 브릿지워터로 낙점했다.  이런 걸 도통 알리 없는 내가 이 브랜드를 아는 이유는 영국에 처음 와서 살던 동네 풀함 fulham에 이 브랜드의 매장이 있었다.


애를 데리고 움직이다 보니 마음만큼 빨리 움직여지지 않아 스튜디오와 까페가 문을 닫기 전 한 시간 전에야 도착했다.  공장 견학 같은 건 오전에나 가능하고.  그릇에 자신만의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스튜디오에서 한 5분 설명 듣고 십 여분 만에 휘릭 만들고 나머지는 까페에서 차 마시며 한 시간을 채워서 보냈다.  참가비 2.5파운드, 그릇 14파운드, 영국내 배송비 5파운드 해서 대략 20파운드.  유약처리에 구워서 배달까지 한 2주 걸린다더니 열흘 만에 왔다.








지금에서야 누리는 자기 손보며 좋다고 웃지만 저걸 찍을 당시는 울고불고.(- - );;

그럴꺼라 예상했다.  그래서 내가 접시에 이름과 장소를 쓰는 동안 누리에겐 물감과 붓을 쥐어주고 그림을 그리라 했다.  그리고 마지막에 스폰지로 손바닥에 물감을 퐁퐁 찍어서 완성한 접시다.


아기 접시 20파운드면 사실 적은 비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큰 마음을 먹고 하게 된 이유는 누리가 태어날 당시 이런저런 기록이 없어서 - 주변에 사람없이 출산과 산후조리를 하니 정신이 없었다 -  '누리님 탄신 1000일'을 기념하여 손도장 같은 걸 찍어 액자로 만들면 어떨까 하고 생각하고 있던 터였다.  그래서 그 손도장 액자 생략하고 이 접시로 대신하기로 했다.


+


그리고 지금까지 누리가 써오던 그릇은 하나 빼곤 대부분 플라스틱이다.  일본에서 사온 것들은 플라스틱이라도 전자렌지 사용이 가능한 것들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음식을 데우거나 할 때 어려움이 있었다.  사실 누리 음식을 데울 일이 잘 없긴 하지만.  그때 그때 조리한 것만 드시는 누리님.  필요할 땐 다른 도자기 그릇에 데워서 플라스틱 그릇에 옮기곤 했다.  최근 들어 지비와 내가 하는 건 다 하려고 드는 누리라 누리 전용 세라믹 그릇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움푹한 볼 스타일이고 아주 작은 크기도 아니여서 자랄 때까지 누리 전용 그릇으로 쓰면 될 것 같다.  자라서는 누리네 가보로.


+


그런데 문제는 누리가 좋다고 달려드니 지비가 깨진다고 못만지게 한다.  누리 전용 그릇인데.. 이것 참 아이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