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Cooing's

[+863days] 누리이모 리턴즈

토닥s 2015. 1. 30. 06:53

또 페이스북으로만 올라갔던 근황이다.


누리이모 리턴즈


이게 좀 복잡했다.  처음 누리이모의 여정은 런던 1주일 + 터키 2주일 + 다시 런던 1주일이었다.  그런데 런던으로 떠나오기 며칠 전 언니가 지원한 연구보직의 인터뷰가 1월 20일께 잡혀 대학친구들과 함께하는 터키 여행도 줄이고, 뒤에 있던 런던 일정은 아예 없애게 되었다.  서운한 마음이 그득했지만, 인터뷰가 잘되면 언니도 좋고 여름에 다시 유럽에 올 수 있을 것 같아 내 마음은 그냥 고이 접어야했다.  친구들과의 터키 여행 일정을 일찍 마치고 런던으로 돌아와 다음날 다시 한국으로 가기 위해 온 언니가 신청한 연구보직 서류전형에서 떨어졌다는 것이다.  일정을 조정하느라 쓴 비용도 비용이지만, 아쉬운 마음으로 줄여야 했던 여행일정이 무척 아깝게 느껴졌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다음날 한국가는 비행기를 며칠이라도 미룰 수 있으면 미루겠냐고 했더니 OK.  그래서 한국으로 돌아가는 일정을 다시 바꿔 애초의 계획대로 런던에 다시 1주일을 머물게 되었다.  연구보직을 놓친 언니는 아쉽지만 (야호!) 나와 누리는 횡재한 셈.  하지만, 정말로, 언니가 그 연구보직에 되길 바랬어, 이건 진심이야.


가을에 갔으면하는 가족여행이며 좀 무리수가 생기긴 했지만 누리는 이모와 알찬 시간, 사실은 빡센 시간을 보냈다.  그건 천천히 올려야지.


세 번째 런던을 다녀가는 언니라 박물관, 미술관은 노노.  그래도 대영박물관 정도는 가지 않을까 싶었는데, 언니가 방번호도 외우겠다며 관두었다.  날씨가 추워서 실내를 중심으로 누리가 즐길 수 있을만한 곳을 다녔다.


큐가든


아무런 계획이 없어도 만만하게 갈 수 있는 큐가든.  집에서 가깝고, 실내 놀이터가 있어서 누리랑 가기도 좋다.  그런데 급격하게 추워진 날씨로 실내 놀이터에도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누리는 이모랑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평소에는 사람이 많아 활보하지 못하는 실내 놀이터를 독차지했다.







누리의 독촉에 못이겨 유아용 미끄럼틀에 오른 언니.  한 번이 아니라 수십 번.  다음날 언니도 나도 엉덩이뼈와 허벅지 결림 증상을 겪어야 했다.  누리는 괜찮은 것인지. 

유아용 미끄럼틀을 내려오며 언니가 한 말, "내 대학나왔는데".ㅋㅋ


세로 극장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찍어도 세로로 찍은 결과물 아주 싫어하는데 내가 그렇게 찍었다.  한 손에 아이 짐들고, 한 손으로 휴대전화 들고 찍자니 그렇게 밖에 안되더란.





런던 씨 라이프 (2015)




런던교통박물관 (2015)





진짜 누리이모 리턴즈


언니가 돌아가기 전 날은 집에서 잉그리쉬 브렉퍼스트를 점심으로 먹고, 집에서 가까운 Chiswick House에 산책 겸 차(일명 에프터눈 티)를 마시러 갔다. 

그리고 다음 날은 언니가 정말로 돌아갔다.  그 날 오후는 누리가 여전히 "이모 이모"를 찾았지만, 다음 날인 어제 그리고 오늘은 더 이상 찾지 않는다.  내가 너무 정확하게 "이제 없어"라고 말해줘서 그런가.  아니면 언니 말처럼 몇 주 전에 그랬던 것처럼 다시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런가.

누리에게도, 나에게도 그리고 지비에게도 매일매일이 '휴가'같은 시간이었다.  하지만 정작 휴가를 온 언니에겐 그 시간들이 '휴가'다웠는지는 의문이다.  누리가 하도 "이모 이모" 괴롭혀서.ㅋㅋ



언니가 오면 먹으러 갈 곳, 다니러 갈 곳 메모해두었는데 지나고서 챙겨보니 절반은 커녕 1/4도 못먹고, 못가보았다.  한국에 가도 그렇더니, 여기에서도 그렇다.  목록이 소용이 없다.  그래도 늘 바쁘고.  더군다나 추운 날씨 때문에 움직임도 느리고.  아쉬움이 남지만, 그건 또 다음으로 남길 수 밖에. 


언니님, 다음엔 꼭 여름에 오셔.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