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4년

[food] (실패한) 호박 케이크들 Pumpkin Cakes

토닥s 2014. 12. 18. 07:01

호박 치즈 케이크 Pumpkin Cheese Cake


먹고 싶었던 것은 페이스북에서 본 호박죽이었는데, 꿩 대신 닭이라고 호박 퓨레를 사서 치즈 케이크를 구웠다.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치즈 케이크 만들기 글을 발견하고 호박 퓨레를 산 것이다.

☞ 참고 http://blog.naver.com/yichihye/220155510597


재료를 쓸까말까 약간 고민이 된다.  보통 재료를 써두는 경우는 다시 보기 위해서인데, 다시 만들 것 같지 않아서.


재료 : 크림치즈 150g, 설탕 50g, 호박 퓨레 150g, 달걀 1개, 우유 150g, 옥수수가루 17g


보통 한국에서는 필라델피아 크림치즈를 쓰는 것 같은데, 나는 아래 사진에 보이는 폴란드 크림치즈를 썼다.  평소에 우리가 빵에 발라 먹는 크림치즈인데, 달지 않아서 즐겨 먹는다.  질감이 필라델피아 크림치즈와는 좀 다르다.  필라델피아 크림치즈가 연두부 같다면 이 폴란드 크림치즈는 뻑뻑한 생크림 같다.  참고한 글에서는 단호박을 으깨어 썼는데 나는 그냥 호박 퓨레를 사용하였고, 두유 대신 우유를 썼다.  그리고 바닥용 비스켓은 없이 구웠다.



반죽을 하면서 너무 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막 구웠을 땐 뭔가 케이크 같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높이가 점점 줄어들어 어느 정도 식었을 땐 높이가 절반이 되었다.  그리고 눅눅함.  어쩔 수 없이 앉은 자리에서 다 먹어버려야 했다.  이 케이크를 먹으며 지비가 하는 말, "치즈 케이크 같아".  치즈 케이크를 구웠는데 말이지. (- - );;




줄어든 크기, 눅눅함 보다 더 큰 문제가 있었으니 바로 '떫은 맛'이었다.  참고한 글은 단호박을 쪄서 으깨어 썼지만, 나는 호박 퓨레를 썼다.  이 호박 퓨레는 우리가 일명 늙은 호박이라고 부르는 것이 아닐까 싶다.  한국에선 그 호박으로 만든 죽도 참 단데.  설탕을 많이 넣나?  하여간 설탕을 제법 넣었어도, 크림치즈를 제법 넣었어도 호박 퓨레의 떫은 맛이 감춰지지 않았다.  호박이 이런 맛인 것인지, 내가 사용한 호박 퓨레가 그런 맛인 것인지 모르겠다.  하여간 사진의 호박 퓨레가 내가 사용한 것이다.


왜 그렇게 반죽이 묽었을까, 눅눅하게 높이가 줄어들었을까를 생각해보니 호박도 호박이지만 사용한 크림치즈가 달라서 그랬던 이유도 있었던 것 같다.  왠만하면 필라델피아 크림치즈로 다시 도전을 해보겠지만, 옥수수 가루도 샀으니, 참 끝내기 어려운 맛이었다.  그래서 호박 치즈 케이크는 다시는 굽지 않는 걸로.  흠흠..



호박 초코칩 로프 케이크 Pumpkin Chocochips Loaf Cake


호박 퓨레가 떫기는 하였으나, 그렇다고 남은 퓨레를 버릴 수는 없어 달달한 초코칩을 넣고 로프로 구워서 먹어버리기로 하였다.  평소 로프 케이크를 굽던대로 준비하고 호박 퓨레 150g을 넣었다. 


재료: 버터 75g, 설탕 60g, 달걀 2개, 셀프레이징 밀가루 120g, 우유 30g, 호박퓨레 150g, 다크 초코칩 50g, 바닐라 약간, 소금 약간





이상하게도 이 로프 케이크도 평소와 다름 없이 구워져나와 시간이 흐르니 높이가 줄어들었다.  호박 치즈 케이크 만큼 줄지는 않았지만, 높이도 줄어들고 눅눅해졌다.  호박을 직접 으깬 것이 아니라서, 호박 퓨레에 뭔가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으깬 호박은 퍽퍽한 느낌이 있을 것 같은데, 퓨레는 되직/걸쭉한 액체 느낌.  설탕과 초코칩 맛으로 먹기는 하였지만, 역시 다시 먹기는 어려운 맛.  그러니 나의 실패를 딛고 거듭나는 베이킹하시길.  흑흑..


+


그리고 또 실패한 베이킹 포스팅이 이어진다.  코밍 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