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Cooing's

[+674days] 2014년 첫 물놀이 - 레이번스코트 파크

토닥s 2014. 7. 25. 06:02

지난 화요일에 다녀온 2014년 첫 물놀이.  집에서 가까운 레이번스코트 파크 Ravenscourt Park에 있는 아이들 야외 풀에 Y님과 딸님 S와 함께 갔다.

이 공원은 늘 지나다니던 공원이라 여름이면 아이들이 물놀이를 한다는 걸 알았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누리가 걷지를 못해 가볼 엄두를 못냈다.  작년에 코벤트 가든에 있는 야외 수영장에 한 번 가기는 했는데, 사진은 찍지 못했다.  촬영 금지라기에.  한 동안 더울 것 같은 지난 주, Y님께 함께 가자고 했다.  S가 방학을 하던 화요일로 날을 잡았다.


기억 속의 풀은 꽤 작았는데 막상 가보니 상당히 컸다.  크기는 커도 높이는 누리 무릎에서 어른 무릎(혹은 허벅지) 정도.  그늘에 자리 잡고 싶었으나(나는 올 여름 두번째 껍질이 벗겨지고 있는 중), 아이들이 추울 것 같아 완전 양지로 자리 잡았다.  뜨거운 날씨 때문에 물 온도가 미지근 할 것이라 생각 했는데 그렇지도 않았다. 

처음 물에 넣으니 찡찡대던 누리.  그것도 잠시였다.  S가 추워서 몇 번을 물 안팎을 들락날락하는 동안 물에서 떠나지 않던 누리.










하지만 워낙 소심한지라 S가 잡아 끌어도 풀 가장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누구 딸 아니랄까봐 무척 소심한 누리.







수영복이 있긴 하지만 동네 공원 풀에서 놀면서 요란한 수영복을 입히기도 뭐해서 수영용 기저귀와 짧은 티셔츠를 입혔다.  그런데 가서보니 수영복 입은 아이들도 많더라.  의외로 다 벗은 아이도 있고, 여자아이인데 팬티만 입은 아이도 있고.


어릴 때, 누리보다 나이가 들었을 때, 나와 나이가 비슷한 사촌과 바닷가에서 찍힌 사진이 있다.  몇 안되는 어린 시절 사진인데.  사촌은 수영모에 수영복을 나는 팬티만 입고 찍은 사진이었는데, 그런 비교된 모습 때문에 늘 웃음거리가 되었다(비슷한 설정과 느낌의 사진이 많다).  어릴 땐 그게 싫었는데 지금은 그런 사진 하나 하나가 참 소중하게 느껴진다. 



입술이 파래지도록 물에서 나오지 않던 누리를 결국은 스무디를 준다고 꼬득여 물에서 꺼냈다.  나와서는 춥다고 성질 부리고.

날씨가 뜨거운 건 싫지만, 영국에 이런 날씨가 몇 번 되겠냐며 이런 날씨가 가버리기 전에 한 번 더 갈 생각이다.  아, 그냥 개방된 곳이라 당연히 무료.  수질 같은 건 기대하기 어렵다.  샤워도 물론이고.  그도 그럴 것이 동네 아이들 물놀이 하는 곳이니까.  그래도 공원도 좋고, 아이들 놀이터도 좋으니 가볼 만한 곳이다.  그런데, 관광객에게는 추천하기는 좀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