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4년

[food] 녹차초코칩 머핀 Green Tea and Chocolate Chip Muffin

토닥s 2014. 5. 20. 07:04

몇 주 전에 만들어 본 녹차초코칩 머핀.  녹차 머핀을 만들어보고 싶어 여러가지 레시피를 살펴봤다.  버터, 설탕 이런 것들은 양에서 차이가 있지만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것들이고, 그 외 초코칩, 알몬드 가루 등 취향 따라 들어가는 재료가 조금씩 달랐다.  나는 씁쓸한 녹차 맛과 달콤한 초코렛 맛이 어울어질 것 같은 녹차초코칩 머핀을 골랐다.


녹차초코칩 머핀


특정 레시피를 따라했다기보다 공통적인 재료들을 추려내고, 대략의 양을 잡아 한 것이라 특별히 언급할만한 레시피는 없다.  다만 이때 넣은 녹차는 일본 말차다.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니 한국 녹차가루보다 일본 말차가 빵만드는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것 같다.  색깔이 이쁘다나.  정말 딱 6g의 일본 말차/마차가 있어서 만들어봤다.  다음엔 한국 가루녹차 넣고 만들어봐야지 생각하면서.


재료: 버터 75g, 설탕 60g, 달걀 2개, 우유 30g, 셀프 레이징 밀가루 120g, 소금 2g, 말차 6g, 다크초코렛 칩 50g




생각만큼 녹색은 아니었다.  지비는 녹차 맛이 안난다고 했지만, 구울 땐 분명히 녹차 냄새가 났다.  함께 넣은 초코칩이 달아서 더더욱이 녹차 맛을 느끼기 어려웠다.  다음엔 녹차 양을 확 늘리던지, 초코칩 양을 줄이던지 해야 할 것 같다.

녹차 머핀은 갖 구우면 녹색, 조금 두면 색이 갈색 쪽으로 변한다고 한다.  마치 녹차 색이 변하듯.  우린 색이 변하기도 전에 다 먹어버려서 그것이 사실인지 알 길이 없었다.


그리고 며칠 뒤 다시 녹차 머핀을 구웠다.


녹차요거트 머핀 - 無버터 無기름


이 녹차 머핀들을 구울 때 한 참 베이킹에 쓰이는 버터 대용 기름들을 검색해보는 중이었다.  한국에선 카놀라기름을 많이 쓰지만, 이 기름은 GMO 논란이 있다.  논란이라고 썼지만, 내가 보기엔 GMO다.  영국에선 Vegetable oil, Rapeseed oil이 카놀라기름으로 의심(?)된다.  유해 성분을 줄이는 방식으로 만들어진 유채기름  Cold pressed Rapeseed oil 이 있지만 유채기름은 올리브기름과 마찬가지로 고온 조리 방식에 적합하지 않다고 한다.  거기다 Cold Pressed Rapeseed oil은 가격까지 Rapeseed oil의 두 배.  고온 조리 방식에 적합한 포도씨기름, 현미기름이 있지만 가격이 일반 요리용 기름의 두 배.  고온 조리와 가격면에서 만만한 해바라기씨기름이 있긴 하다.  그런데 역시 빵은 버터라고 풍미가 버터만 못하다는 글들에서 그냥 버터로 정리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적당히 먹자고 다짐은 했건만.


하여간 베이킹에 쓰이는 기름을 검색하다가 버터나 기름 대신 플레인 요거트를 써도 된다는 글을 발견했다.  지방은 달걀이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에 요거트도 괜찮다는 글이었다.  플레인 요거트는 늘 있는 것이라서 바로 실험 돌입.


재료: 플레인 요거트 75g, 설탕 60g, 달걀 2개, 우유 30g, 셀프 레이징 통밀가루 120g, 소금 2g, 가루녹차 6g



플레인 요거트를 버터 대신 넣고 만든 머핀.  모양은 멀쩡하다.  그런데 머핀이라기보다 백설기, 아니 녹차설기 같다.  더군다나 이 때부터 셀프레이징 밀가루에서 셀프레이징 통밀가루로 바꾸었더니 정말 입자가 설기 같았다.  부드러움도 없고, 그저 쫀득하기만 한.  그래서 다시 한 번 베이킹엔 고민하지 않고 버터를 쓰기로 정리했다.
통밀가루는 어떨까해서 바꾸어보았는데, 입자가 굵직굵직 씹을 때 식감이 느껴진다.  알몬드 가루를 넣지 않았는데 알몬드 가루를 넣은 것 마냥.  현재까지는 이 식감이 싫지 않고, 아직 통밀가루가 남아 있어 쓰고는 있지만 같은 레시피를 입자가 고운 밀가루를 사용해서 구우면 어떤 맛일까 궁금하기는 하다.

요거트를 넣은 탓에 식히고 나니 표면이 끈적끈적했다.  같은 6g을 넣었지만 일본 마차보다 더 선명한 녹색의 한국 가루녹차.




맛이 궁금해 뜨거울 때 먹었더니 정말 설기처럼 떨어지는 머핀.  완전히 식혀서 유산지를 벗길 때는 이렇게까지 떨어지지는 않았다.



맛은 오묘했지만, 입이 심심했던 우리는 앉아서 절반을 뚝딱 먹어버렸다.  그리고 나머진 다음날 뚝딱.  이래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