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Cooing's

[+607days] 큐가든 Kew Garden

토닥s 2014. 5. 19. 07:03

주말마다 나들이 뺑뺑이 오늘은 큐가든 다녀왔다.  4월 말로 도심습지공원 WWT의 연간회원이 끝나고 5월 초 왕립식물원 큐가든 Royal Botanic Garden Kew의 연간회원으로 갈아탔다.  연간회원 가격은 두 배지만 큐가든은 우리가 갈 때마다 친구 2명과 함께 무료 입장할 수 있는 이점이 있어서 나쁘지 않다면서 큰 마음을 먹었다.


큐 팔래스 Kew Palace


사실 올해는 큐가든 연간회원에 가입하지 않고 내년에나 가입할 생각이었다.  이웃의 아이 엄마들이 큐가든 연간회원에 가입한 사람이 몇 있어 가끔 친구로 초대되어 갈 일이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왕실 역사유적을 볼 수 있는 1년짜리 회원에 가입하면서 큐가든 할인 쿠폰을 받았다.  큐가든 안에 큐 팔래스가 있어서 그런 것이다.  그래서 그 쿠폰으로 한 번쯤 가보면 되지 않겠나 했다.  5월초 큐가든 매표소에 그 할인 쿠폰을 당당히 내밀었건만, 할인 폭이 얼마 되지 않아 그냥 연간회원으로 가입해버렸다.  다음에 친구들과 또 오면 되니까.



우리를 연간회원에 가입하도록 이끈 큐 팔래스.  휴식처로 쓰던 아담한 궁이다.  의외의 볼거리는 아무런 복원을 하지 않은 2층(한국식으론 3층).  옛모습 그대로, 그리고 건물 내부 구조도 엿볼 수 있다.

가입은 큐 팔래스 때문에 했지만, 그건 짧게 돌아보고 우리의 목적지 놀이터로 고고.



실내 놀이터


한 2년 전에 한국에서 가족들이 런던에 왔을 때 큐가든에 갔는데, 그때는 몰랐던 놀이터.  얼마 전에 그 동네 살고 있는 S님과 함께 가서 알게 됐다.  실내/외 놀이터가 있지만, 누리 같은 어린 연령의 아이들이 놀기엔 실내 놀이터가 좋다. 특히 기온이 낮은 가을-겨울-초봄이 긴 이곳 날씨에 어린 아이 데리고 놀러가기 좋은 곳인 것 같다.



이 날도 나는 '밤이면 밤마다' 복장.



지비의 양말 주목.







바닥에 고무가 깔려 있어 누리를 풀어놔도 마음이 편하다.



Family Friendly


가족들이 많이 오는 곳답게 여기저기 아기 기저기 교환시설도 많고, 까페에도 아기 의자가 많다.  그리고 아이들이 먹을 수 있는 메뉴도 많다.



그래도 나는 늘 누리가 먹을 음식은 싸다닌다.  이 날 메뉴는 우동.  우리도 우동을 싸가서 마시는 차와 간식으로 먹을 케이크 정도만 사서 먹었다.


큐가든 내부 여기저기에 오리, 백조, 기러기 이런 새들이 제법 많다.  누리 또래 아이들에겐 또 다른 흥미꺼리다.  누리가 새를 볼 때마다 "꽥 꽥 꽥" 울어서 영상으로 기록하려고 했는데, 막상 기록할 때는 입을 닫아버린 누리.

하여간 그렇게 이 날 나들이는 마무리 했다.



또 실내 놀이터


그리고 2주 뒤인 오늘 다시 큐가든에 다녀왔다.  알뜰한 당신 - 지비는 부지런히 연간회원의 자격을 누릴 모양이다.  나도 집에서 지비에게 "뭐 할래?  어디 안갈래?" 백 번 듣는 것보다 피곤해도 어디 가는 게 나을 것 같아서 큐가든으로 갔다.  사실 집에서 가깝다.  지하철로도 2 정거장이고, 차로 가니 10분 내외다.




기쁘게 실내 놀이터로 갔지만 오늘 실내 놀이터는 마치 온실 같았다.  드물게 햇빛이 쨍찡한 날이라 온실 같은 실내 놀이터를 나와 큐가든을 좀 걸었다.  사실 친구 해롤드가 같이 가서 놀이터에서 시간을 보내기엔 좀 그랬다.



날씨가 좋아서 걷기 시작했으나 5분도 안되서 걷기엔 햇빛이 너무 뜨겁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래서 사람들이 길 놔두고 왜 잔디로, 숲으로 가로 질러 다니는지도 알게 됐고.  그늘이 져서 훨씬 걷기가 나았다.  나중엔 우리도 숲으로 가로 질러 다녔다.  그랬건만 지금 팔이 약간 뜨겁다.



꽃놀이


누리랑 같이 다니면 먼 거리를 못간다.  걸으면서 오리도 쫓고 꽃도 뜯고 쉬엄쉬엄 다녔다.



내가 만든 나름 화관.  어찌나 뛰어 다니는지 제대로 된 사진이 없다.



지비의 열쇠로 현혹하여 잠시 정지한 누리 사진.



본인은 머리에 뭐가 있는지 모르고 있다.






또 우동


그리고 점심으로 또 우동을 먹었다.  우동은 누리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라 어딜 가도 먹이기가 수월해서 집보다는 외출할 때 자주 싸는 음식이다.  국물 없이 면만 담아 간다.






가쯔오부시 국물에 담겼다 나온 우동이라 짭쪼롬한 맛이 남았는지 잘 먹는다.


큐가든은 왕립 식물원으로서 가볼 만한 곳이기도 하지만, 혹시 런던에 아이와 함께 여행하는 가족이 있으면 가보면 좋을 곳이다.  놀이터도 좋지만 그거 아니라도 아이들은 풀밭에 마음대로 뛰고 구를 수 있어 좋다.  단 애들이 분수/연못에 뛰어들지 안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누리는 늘 뛰어들려고 한다. 

휠체어 프랜들리지만, 자전거나 스쿠터가 들어갈 수 없어 어린 아이들에게 더 안전한 곳이다.  안전상의 이유인지 관리상의 이유인지 맹인 가이드견 외 개도 출입이 안된다.  London Pass로도 무료 입장이 가능하고, 영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공원/그린'의 정수를 경험하기에 좋은 곳이니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