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4년

[life] 밤이면 밤마다

토닥s 2014. 3. 13. 07:27

'밤이면 밤마다'란 단편 코미디가 있었다.  유머 일번지의 한 꼭지였다.  도둑들이 검은 옷 입고 담벼락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는데 요즘 내 옷차림을 볼 때면 내용 상관없이 그 단편 코미디의 타이틀이 떠오른다.  다 검은 색.


사실 '다'라고 붙이기도 뭐할만큼 적은 옷 가지 수다.  짙은색 바지 세 개쯤.  임신 초기 때 부터 입었던 검은색 원피스형 니트.  역시 짙은 색 가디건.  그리고 잡다한 반팔 티셔츠.  나머지 옷들, 예전에 입던 옷들은 임신과 출산을 지나면서 다 버렸다.  낡아졌고, 작아져서.  그래서 작은 서랍 두 개에 다 담겼다(외투 제외하고).  심지어 양말, 잠옷, 속옷 다 포함해서.


계절이 바뀔 때 옷을 사볼까해도 늘어난 사이즈가 도저히 인정이 안된다(몸무게는 비슷하다, 그런데 체형이).  그래서 살까말까 들었다놨다를 망설이다 결국은 안사게 된다.  '살 빼서 사야지'하면서.  언제쯤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나는 밤이면 밤마다 생각한다.


근데, 도저히 못참겠다.  검은색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