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4년

[book] 19년간의 평화수업

토닥s 2014. 3. 6. 23:49


콜먼 맥카시 Colman McCarthy(2007). 〈19년간의 평화수업〉. 책으로여는세상.


거실의 책들을 치우면서 사놓고 읽지 않은 책 열 권 정도만 남겼다.  남은 열 권은 뭐 하나 만만해 보이는 게 없어서 그 중에서 물리적인 무게가 가장 가벼워 보이는 걸로 골랐다.  그 책이 바로 이책.


책을 읽으면서 정말 블로그에 옮겨놓고 다른 사람들도 읽고 한 번쯤 생각해보면 좋겠다하는 것들이 많았다.  맥락을 위해 앞뒤 같이 옮기면 페이지 채로 옮겨야 할 것들이 많아서 관두기로 했다.


역사를 배울 때 주로 정복과 왕들을 중심으로 배웠고 그나마도 근대까지가 전부다.  오늘 날의 생활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현대사는 아직 '첨예하다'는 이유로 많이 피해가는 것 같다.  물론 요즘 학교에서 배우는 역사들은 여성사, 생활사 등으로 많이 달라졌지만.  그런데 정말 우리는 평화의 역사를 배웠던 적이 있던가를 다시 생각해보게 한 책이다.  더불어 (한국식) 평화를 가르친다면 어떤 내용이 들어가야 할까를 생각해보게 했다(아, 벌써 그런 과정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인 호불호를 떠나서 2000년 남북정상회담은 꼭 들어가야 할 것 같다.  그리고 2002년 겨울 불붙은 효순이 미선이를 위한 촛불시위도.


전태일과 5.18 광주가 들어가야할지가 좀 애매한 이유는 이 책에서 말하는 평화수업의 내용은 '비폭력'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주 거창한 역사들만 거론되는 것이 아니다.  '비폭력적으로 말하기 - 친절하게 말하기' 같은 것도 포함된다.  19년간의 평화수업은 소년원과 같은 시설에서부터, 명문 사립고등학교의 연합 수업, 로스쿨, 그리고 국제기구 인턴쉽을 위해 세계에서 온 학생들을 지원하는 워싱턴 센터 같은 곳도 포함되어 있다.


평화수업에 관한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주는 것은 아니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미국 이야기기 때문에, 내가 받았던 교육과 생활이 포함하고 있는 비평화적 단면을 되새겨보게 했다.  대학때까진 나도 비폭력 주의자였다.  늘 대학생들의 싸움의 방식, 그리고 구속과 같은 반복이 못마땅했으니까(하지만 방법이 없었던 것도 같다).  그리고 그 '못마땅함'을 느끼지 못하는 시기가 몇 년 지속되었다.  일명 '폭력 저항의 불가론'.  그런데 지금 되짚어보니 그 시기가 노무현정부 시절과 겹쳐진다(에구 욕 듣겄다).  그러고서 이명박정부 초기 광우병 쇠고기 반대 촛불시위로 내 머리는 자기공명의 상태가 되었다(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하여간 그랬다).


각설하고, 그럼 한국적 평화수업의 모델은?  그런건 내 일이 아니라서 나는 요기까지(안일해.. 안일해..). 



(2월의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