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Cooing's

[+505days] 폴란드 사람들 in Busan

토닥s 2014. 2. 6. 00:52

지난 월요일 특별한 만남이 있었다.  지비가 부산에 오면 만나고 싶었던 한 폴란드인을 만났다.  만난적도 없고, 그저 인터넷으로 알게 됐고, 페이스북으로 간간히 메시지만 주고 받은 사람이었다.  태권도 사범인 폴란드인 R.

(사실 이름이 기억 안난다.  단지 발음이 어려웠다는 것만.  쩝.)


R은 교류 프로그램 인턴자격으로 한국에 처음왔다, 물론 태권도 사범으로.  일년이 지나고 협회에서 자리를 얻게 되어 다시 한국에 돌아와 3년을 지냈고, 올 3월부터 부산의 대학에서 공부를 한다고 한다.  나는 처음 대학에서 태권도를 가르친다고 이해했는데,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R이 공부를 한다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특이한 이력이라 한 번 만나보자 했는데, 생각보다 밝은 사람이라 유쾌한 시간을 보냈다. 


사실 그의 이력을 지비에게 들을 때만해도 건성으로 "응.. 응.." 들었는데, 멀리서 보고 깜짝 놀랬다.  훈남 스타일이라서.  '어이.. 여자 꽤나 따르겠다'했는데 벌써 한국인 여자친구가 있으시다고.  그런데 별 진척은 없다며 투덜대지만, 지비랑 지나서 생각해보니 R이 한국에 머무는 이유는 여자친구 말고는 딱히 없어보였다.  그럼 그 여자친구 > R 이런 관계 아닌가.(^ ^ );;


R과 만나기 전날 우연하게 런던에서 지인에게 소개 받았으나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Y님이 부산에 있다는 걸 지비가 페이스북을 통해서 알게 됐다.  Y님의 남편도 폴란드인, 당연 Y님은 한국인.  Y님이 부산 출신이었던 것이다.  페이스북에서 급메시지를 주고 받아 R을 만날 때 함께 만났다.  사진으로만 봐온 딸님 S도 함께.

런던에서 Y님과 만나려고 두어번 시도했었는데 Y님이 아프고, 연락이 엇갈리고 그래서 만나지 못했다.  사실 런던에서도 버스로 대략 15분 거리에 살면서 만나지 못하고, 한국와서 만나게 되다니 참 신기.  우린 정말 인연인가.  어쨌든 악연은 절대 아닌 것이다.




사실 R은 지비와 해운대라도 가서 술 한 잔 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누리가 백화점을 사방팔방 돌아다녀 내가 지쳐버렸다.  내가 친구를 만날 때 지비가 누리를 담당해주는데, 이렇게 힘든 것이었구나 싶었다.  어쨌든 누리 앞으로 싸온 음식도 없어, 아쉽지만 커피만 마시고 헤어졌다.



누리처럼 절반 폴란드인, 절반 한국인 S.  Y님은 동양적인 외모인데, S는 아빠를 닮았나보다.  S에 비하니 우리 누리는 완전/거의 아시아인에 가깝구나. 


누리야, 만 3살 넘은 언니야보다 니 머리가 더 크다.  지비가 찍은 사진은 그나마 잘나왔는데, 이 사진은 표정이 왜저럴까.


짧아도 기억에 오래 남을 만남이었다.  Y님은 런던에 돌아가 다시 만나게 되겠지만,  R은 언제 다시 보게 될까?  혹시 모른다.  다음 만남엔 S와 누리처럼 절반 폴란드인, 절반 한국인 아기 하나 안고 나올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