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Cooing's

[+482days] 총알 같은 일주일

토닥s 2014. 1. 13. 11:11

한국에서의 일주일은 정말 총알 같이 지나간다.  누리의 엉덩이 중병으로, 시차적응으로 집에서 주로 보냈다.  그 동안 외출은 부산진시장, 교대 앞 친구네, 대전.


부산진시장


한복도 사고, 누리 양말을 사러 나갔다.  양말은 짱짱한 한국산이 최고, 가격대비.  한국의 추운 날씨에 대비하기 위해 속이 기모로 된 아기 바지 하나 사고, 모자도 하나 샀다.  정말 한국 춥다.  이런 추위 속에서 어떻게 살았는지 도대체 적응이 안된다.

한복은 내 한복.  아주 가끔 어쩌다 있을지 모르는 '이벤트'를 위해 한복을 샀다.  천 재질 그런것 보다는 가격과 모양을 중심으로 결정.  속치마, 길이연장 땜 2만원을 더 주긴 했지만, 한복 10만원이면 잘 샀다.  영국서 차려 입어야 할 일이 있을 때 드레스 보다 나을 것 같아서.  주로 결혼식.  주변에 결혼식 없이 살고 있는 커플이 몇 있는데 한 두 해 안에 결혼식을 할 것 같아서 한복을 사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한복은 며칠 뒤에나 온다.


교대 앞 친구네


딸, 아들과 살고 있는 친구 S네에 들렀다.  그리고 이웃으로 살고 있는 또 다른 S도 함께 만났다.  딸, 아들 키우고 있는 S를 보니 딸, 아들의 확연한 차이가 보인다.  나이 차이도 있겠지만, 3~4살 아들은 장난감에 몰입하고, 6살 딸은 엄마와 엄마의 친구들의 대화를 오간다.  친구 딸이 그린 본인과 동생 그리고 누리.

6살인데 그림에 디테일이 있다.  6살인 본인이 가장 크고, 그 다음 동생, 그리고 누리가 가장 작다.  음악회를 한단다.  나도 어릴 땐 그림 신동이었는데.( ' ');;




한국에서 아이 키우는, 직장 다니면서 아이 키우는 이야기 많이 들었다.  그런 이야기 들으면 가족이 떨어져 있는 것이 어렵긴 해도 아이 키우기엔 영국이 그리 나쁜 것 같지는 않다.  비록 보육비용이 엄청나게 비싸긴 해도.

그런 걸 떠나서 아무리 겨울이라도 누리를 데리고 갈 곳이 없는 이곳이 난 좀 낯설다.  과연 애 딸린 엄마가 갈 곳은 쇼핑 밖에 없단 말인가.  놀이터가 없다.  놀이터가 아니라도 애를 풀어 놓을 곳이 없다.  그게 좀 그렇다.


대전


대전에 한시적으로 거주하고 있는 후배 H를 보러 다녀왔다.  G선배와 함께.  마침 대전에 직장을 잡은 후배 G도 H네로 오라고 불렀다.  우리 집도 아니면서 오지랖은.( _ _)a



4~5개월인데 8KG 육박하신 H의 딸님.  참 이런말 거시기 하지만, 누리가 고만할 때 생각이(주로 고생스러웠던 것들) 소록소록 떠올랐다.  내가 그때 영국서 혼자 헉헉 거리고 있을 때 사람들이 그랬다.  열에 아홉쯤.  그때가 편한 때라고.  딱히 동의도 반대도 하기 어려운 말이다.  그래서 나는 그런 워딩을 후배 H에게 날리지는 않았다.  

(그런 워딩이 위로가 되지는 않는다는 걸 사람들은 아는지 모르는지)



생각만큼이나 육아도, 살림도 성격처럼 해내고 있는 H.  애가 생겨도 내가 애 없을 때보다 더 살림을 반들반들하게 한다.  그 정신 없는 와중에 누리 선물을 사놨다.  신기한 건 나도 생각하지 못한 스카프/턱받이를 사놨다.  고만한 애를 안키워본 애가 그런 게 유용할 꺼란 건 어떻게 알았을까.  완전 신기.  한국의 넘쳐나는 육아정보의 힘인가.  고마워, 옷은 잘 입힐께.



슈퍼맨이 돌아왔다


한국에 오기전에 전혀 몰랐던 프로그램인데, 만나는 사람마다 이야기하던 프로그램.  어제 저녁에 하길래 잠시 봤다.  추성훈의 딸 추사랑이 그렇게 이쁘다길래 얼마나 이쁘나 하면서.  정말 이쁘더만.  다른게 아니라 아빠랑 단 둘이도 다닐 수 있고, 뭐든지 잘먹어서.  누리도 저 나이되면 이뻐질까.(  i i)




원래 아기들은 아기를 좋아하는지라 저랑 비슷한 수준(?)의 아이가 화면에 나오니 읽던/보던 책을 내려놓고 보던 누리.  견제의식인지 웃으면서 보지 않는다.  '저 정돈 나도해?' 그런 표정.

(휴대전화 카메라의 렌즈가 더러웠던지 사진이 영 구리다)


누리의 엉덩이 중병도 이젠 거의 다 나았고, 시차도 적응이 된 것 같다.  그런데 날씨가 영 춥다.  나가기가 힘들다.  정말 시간이 총알 같이 지나가고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