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Cooing's

[+477days] 두번째 한국방문

토닥s 2014. 1. 9. 20:13

한국오는 비행기 

 

1월 5일 드디어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를 탔다.  히드로에서 비행기를 타기 전, 지비와 헤어져 보안구역으로 들어가기 전엔 턱이 덜덜 떨릴 지경이었다.  과연 누리와 10시간 50분 비행을 어떻게 할 것인가.  거기다 다시 김포-부산 비행까지.

 

비행기에 타니 승무원이 와서 그 문제의 아기요람 사용 여부를 물어봤다.  아기의 개월수와 키 그리고 몸무게.  개월수와 몸무게만 말해주고, 키에 대해서는 예약 시점에 이미 벌써 사용할 수 없다라는 대답을 들었다고 말해주었다.  예약 시점은 한참 전이지만, 아기가 성장하니까.  다시 정확한 키를 물어왔는데, 오래전에 재서 잘 모른다고 했더니, 승무원이 "한 번 재어드릴까요" 하는 것이다.  (두 눈이 번쩍!)  승무원이 키를 재는 방식은 아기요람을 들고 와서 누리와 비교해보는 것.  그런데 (시키지도 않았건만) 누리가 구부정하게 서는 바람에 유아요람과 누리가 얼추 비슷한 것이었다.  (다시 번쩍!)  그래서 승무원이 유아요람을 설치해주었다.  그 난리를 피웠는데, 한국오는 비행기에서 유아요람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정말로.

 

 

 

출발 후 다른 승객들이 첫번째 식사를 하는 동안 버둥거리다, 식사 서빙이 끝나고 조명이 어두워지자 취침에 들어간 누리.  네, 저기 다리 좀 굽혔습니다.  그래도 덕분에 잘 잤다.  하지만 난 한 잠도 자지를 못했다.  10시간 50분 비행 동안 지금 대략 시간을 계산해보니 7시간쯤 잔 누리.  넌 진짜 효녀야.

 

그렇다고 혼자서 아기 데리고 온 길이 쉽지만은 않았다만, 옆에 앉은 일본인이 누리를 잠시 봐주기도 해서 화장실도 다녀왔다.  누리가 자는 동안 한 끼 정도 기내식을 먹었다.  나머진 화장실이 무서워 물로 목만 축이는 정도.

히드로에서 40분정도 늦게 출발해서, 인천에도 40분정도 늦게 도착했다.  오는 길에 속도를 높였으나 인천 랜딩 전 상공에서 대기시간이 길어져 늦어졌다.  친구 S가 나와서 인천에서 김포까지 태워주지 않았으면 김포에서 부산오는 비행기를 놓쳤을꺼다.  고마워 친구야!

 

그렇게 도착해서 누리 할머니와 만나 다시 할머니 집으로 출발 전에 화장실에서 누리 기저귀를 갈았는데, 기저귀 갈다가 어지러워 쓰러질뻔했다.  배 고프고, 잠이 와서.  하여간 그렇게, 그래도 무사히 왔다.

 

 

할아버지&할머니 방

 

영국에서 한국으로 오는 동안 기내에서 시판 이유식과 분유(1-2살용)를 먹였더니 아기응가를 내리 4~5번 눈 누리.  엉덩이가 헐었다.  기저귀 발진을 의심했는데, 며칠 경과를 살펴보니 기저귀 발진이라기보다는 일명 X독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오늘이 되도록 집에만 있었다.  엉덩이에 피가 송글송글 맺힐 정도여서 앉기도 싫어했다.  그리고 오늘 좀 나아져 기분이 좋아진 누리.

 

 

 

 

며칠 동안 염탐만 하던 할머니 할아버지 방에 들어가 난동 & 댄스타임.  음악은 할아버지 뽕짝 라디오.

 

 

 

 

모르겠다, 시차적응

 

사실 지난 번엔 낮시간 출발 비행기를 탔는데 반쯤 자고 반쯤 놀면서 왔던 누리.  바로 시차적응했다.  이번엔 7시간이나 잤는데도, 시차적응에 실패하고 말았다.  첫날엔 새벽 3시에, 둘째날은 오전 6시, 세째날은 다시 새벽 2시에 깨서 당췌 가늠할 수가 없다. 

오늘 낮은 잠시 외출을 했더니 늦은 오후에 낮잠이 들었고, 잠이 든 아이를 한 시간 반만에 깨웠더니 밥도 먹는 둥 마는 둥하다가 대성통곡을 하며 목욕하고 저녁 7시에 잠이 들었다.  여기와서 영 밥을 못먹고 있다.  하루 1끼 또는 2끼.  어째야할지 대책이 안서는 가운데, 그냥 오늘 포기했다.  자고 싶을 때 자도록 내버려 두어야 할 것 같다.  잠은 그러면 되는데, 내가 좀 힘들어도, 먹는 건 어째야할지 모르겠다.  일주일이면 적응이 될까?  자고 싶은대로, 먹고 싶은대로 내버려두어도.

 

그래서 외출은 커녕 한국에 온 뒤로 집에만 있다.  누리야, 나도 좀 나가보자.( i 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