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이라고까지 할 수는 없지만 누리가 요즘 얼마전까지 잘 하던 일들을 혼자 하지 않으려고 해서 고민이다. 고민이라기보다 내 몸이 고달프다. 예를 들면 밥 먹기, 화장실 가기 같은 것들. 자주 아기가 된다. 주로 피곤할 때라고 이해하려고 하지만, 가끔은 내 입장에서 '해도해도 너무 하는구나'하는 마음이 들 때도 있다. 지나서 생각해보면 이런 일들이 처음은 아닌 것 같다. 컵이라던가, 젓가락이라던가 이런 것들을 처음 소개할 때 누리는 무척 신나하며 혼자서 하곤 했다. 잘하던 못하던을 떠나서. 기저귀도 떼는 순간 그랬다. 혼자서 화장실을 갈 수 있다고 알게되는 순간 따라오지 말라며, "혼자 혼자"를 외치며 화장실로 달려가곤 했다. 그러다 다시 우리 손에 의지하는 시기가 오고, 그 시기를 다시 넘기면 혼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