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3년

[food] 고르곤졸라 피자 Gorgonzola Pizza

토닥s 2013. 7. 23. 18:23

요즘은 날씨가 더워 누리의 이유식 빼곤 음식을 잘 하지 않는다.  그래도 먹지 않고 살수는 없어서 가능하면 간단하게.  그래서 잘 먹지 않던 냉동피자도 몇 번을 먹었는지 모르겠다.  오븐에 넣고 20분이면 되니까.  오븐이 열을 뿜어내긴 하지만 적어도 내가 그 앞에 서있을 필요는 없으니까.

그렇게 피자를 먹다보니, 아니 그 전에도 정말 영국에서 먹는 이탈리안 스타일의 피자가 지겨워졌다.  처음 배낭여행 때 이탈리아에 가서 당당하게 피자를 사먹었다.  첫 입 베어물고 했던 생각, '이거 촘 크래커임?'(- - );;  이탈리안 스타일의 피자는 무지 딱딱하다.  사다먹는 피자도 그렇다.  그래서 한국에 가면 꼭 가는 곳이 피자헛.  가서 느끼하고 토핑 가득 피자를 먹곤한다.


그런데 이탈리아인 친구 알렉산드라에게 듣자하니 직접 만든 피자는 그렇게 딱딱하진 않다고.  '고뤠?'.  그 집은 빵이나 피자 정도는 술렁술렁 훌떡 만든다.  피자 만들기, 어떤 부분이 궁금하냐고 물어서, 역시나 도우라고 했더니 "아 그냥 밀가루에 이스트에 소금에 물"이라고.  말은 쉽다.  그런 이야기 끝에 한국에서 먹던 고르곤졸라가 그립다고 했더니 "그건 더 쉽다"며, "도우에 그냥 고르곤졸라 치즈와 체다 치즈 좀 섞어 올리면 끝"이란다.  나는 그때 처음 알았다.  '고르곤졸라'라는 치즈가 있어서 고르곤졸라 피자가 있다는 걸.( ' ');; 


마음에 새겼다가, 머리론 잊고 말았는데 지난 주말 간단하게 후딱 해먹을 거리를 찾아 마트를 헤매던 중 바질, 마늘, 버터만 올려져 있는 피자 빵을 발견하고, 사람들은 그냥 이것만 오븐에 구워먹는데, 약간 '반칙'을 해서 고르곤졸라 피자를 해먹어 보기로 했다.  만들어진 피자 빵을 사서, 것도 반쯤 구워져 데우기만 하면 되는, 고르곤졸라 치즈와 체다 치즈를 올려 고르곤졸라 피자를 만드는거지!(ˇ ˇ )


주재료: 피자 빵/도우, 고르곤졸라 치즈

부재료: 버터, 마늘, 허브, 꿀


고르곤졸라 치즈를 사와서 열어보니 이건 우리가 블루 치즈라고 알던 것 같다.  그리고 결은 브리Brie같고.  사온 피자 빵 위에 손톱만한 크기로 고르곤졸라 치즈를 떼 올리고 체다 치즈 좀 올려 오븐에 8분.  꿀과 함께 먹었다.






한국에서 고르곤졸라 피자를 먹을 때 늘 꿀과 함께 주길래 그렇게 먹는 건 줄 알았는데, 별로 근거 없는 것 같다.  담에 알렉산드라 만나면 물어봐야겠다.  꿀과 먹었다 하니 짠 걸 달콤한 꿀과 먹는다고 이상하다던 지비.  먹더니 괜찮은 조합 같단다.


무엇보다 어그적어그적 한참 씹어야 하는 촘크래커 같은 피자가 아니라서 좋다.  간단해서 앞으로 자주 먹을 것 같다.  아이스 커피와 함께 혼자 점심으로 먹기에도 좋은 것 같다.


고르곤졸라 피자 요리법을 찾아보니 고르곤졸라 치즈와 함께 무화과와 프로슈토(이탈리안 건식 햄)을 올려 먹는 것도 있다.  프로슈토가 짜서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무화과와 함께라니 괜찮은 조합 같아 보인다.  다음에 해봐야지.( ' ')


☞ 참고 http://www.bbc.co.uk/food/recipes/fig_prosciutto_and_90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