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3년

[keyword] The Championships 2013

토닥s 2013. 7. 9. 20:18

지난 일요일 윔블던 테니스 남자 결승이 있었는데, 1936년 이후 77년만에 영국 선수 앤디 머레이가 우승을 했다.  개인적으론 들뜬 분위기가 좀 우습다.  2002년 한국의 월드컵 열기(사실 그건 광기에 가까웠다만)에 버금간다고 할 수 있을까.  단, 영국 사람들의 수준에서.


골프나 축구처럼 테니스도 영국에서 기원을 찾고 있는 스포츠인데, 윔블던 챔피언쉽의 경우는 최초의 테니스 경기라니 영국 사람들로선 자랑스러울만하다.  그런데 자국에서 매년 경기를 여는데 77년동안 우승자가 영국인이 아니었으니 배가 아플만도 하고.

지난해 앤디 머레이가 결승에서 지고 2위에 머물렀는데, 사실 올해보다 그때의 열기가 더 뜨거웠던 것도 같다.  올해는 웬지 결승진출은 당연한거고, 우승을 하느냐 마느냐의 분위기.

영국에 살다보니 스포츠랑 담 쌓고 산 나도 축구를 보게 되는 일도, 물론 TV로, 테니스를 보게 되는 일도 생기니 그런 게 개인적으로 신기하기도 하고.


올해는 몇몇의 폴란드 선수가 진출해 있어 본의 아니게 테니스 소식을 지비로 부터 계속 들어야 했다.  올림픽, 월드컵 축구에선 폴란드가 본선에 진출도 못하는게 늘 아쉬웠는데 이번엔 '몇'이나 있으니 얼마나 호들갑.(- - );;


딸기와 크림을 테니스를 볼 때 간식으로 먹어야 한단다.  "왜?"라고 물으니 "그거 참 좋은 질문"이라며 같이 검색.  그냥 여름을 상징하는 과일이 딸기고, 한국엔 봄을 상징하는 과일이 아닌가, 윔블던 테니스가 여름과 함께 시작한다는데서 기원이 있다는데 정확한 건 모름.  하여간 윔블던과 딸기를 검색해보면 많은 사진들이 나온다. 

딸기가 한창일 때 마트에 가보면 크림과 함께 팔 때 '왜?'하고 말았는데 이제야 그 이유를 알게 된 것이다.  그래서 우리도 준결승, 결승엔 딸기와 크림을 사서 먹으며 집에서 관전했다.




지난 일요일 결승전을 관람하는 이웃.  정말 열기는 열기였다.



우리도 윔블던 가보자!


사실 지난 금요일 준결승전이 있던 날 윔블던에 갔었다.  앤디 머레이의 결승전 진출을 위한 중요한 경기가 있는 날이어서 표 같은 건 기대도 못하고.  사실 10살 미만은 경기장에 못들어 간다고 한다.  그러니 누리가 있는 우리로서는 처음부터 경기장 표 같은 건 알아보지도 않았다.  단 경기장 밖 언덕에서 경기를 볼 수 있는 그라운드 티켓이라는 것이 있는데, 일종의 경기장 입장권이다, '그거라도'하면서 윔블던에 갔다.  어차피 경기는 못보니까.


그런데 우리가 윔블던을, 영국사람들을 만만하게 봤던 거다.(- - )


당일 오전 10시 반 6000장이나 뿌려진다는 입장권도 밤샌 사람들이 줄서서 눈 깜짝할 사이 없어진다고.  그래서 우리가 갔던 11시 이후는 이미 상황이 종료되었던 것인데, 우리는 사람이 없어서 입장권을 살 수 있을지 모른다하면서 신나게 갔다.

결승전 입장권, 경기 관람권 말고,은 이틀 동안 사람들이 줄서서 사갔다고 한다.





결국 테니스 클럽에 도착해서야 상황을 대충 파악한 우리는 테니스 클럽 담벼락만 보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요까지 온김에 뉴몰든 한국식당 가서 점심이나 먹을까?"했는데, 그나마 몇 아는 지인들에게 연락을 해보니 일하느라 다들 바쁘다.  그래서 더위에 지쳐 윔블던 역 근처에서 대충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쉬우니 역앞에서 기념사진이라도 하면서 찍은 사진이다.  덕분에 윔블던 동네 구경만 실컷하고 경기는 집에 와서 딸기 먹으면서 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