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우리집에 뽀통령이 온 후 누리에게 고글만 집중적으로 공격(?)당했다. 요즘은 발을 물리기도 한다. 하여간 그렇게 고글만 집중적으로 공격당한 뽀통령의 고글이 얼굴에서 떨어졌다. 볼에 실밥 보이지? 그걸 살펴보다가 고글과 모자가 몇 개의 바늘땀으로 붙어 있다는 걸 발견한 나는 언젠가 꼭 한 번 해보고 싶은 게 생겼다. 그 이야기를 지난 주말에 지비에게 했더니, 바로 해보잔다. 우리는 수준이 비슷하다.
"누리야 여기 와서 뽀로로 옆에 앉아봐"
'앗! 고글'
'내꺼야'
그냥 맨 머리 뽀로로.
"누리야!"
"잠시만!"
"나도 써보자!"
'으흐흐'
'왜 이러세요'
비바람 부는 그리고 할 일 없는 주말 오후, 우리는 알게 됐다. 고글과 모자가 없는 뽀통령은 밍숭밍숭하다는 걸. 그의 권위는 바로 고글과 모자에서 나온다는. 유재석도 안경을 벗기면 그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