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 유지(2008·2009). <다까페 일기 1·2>. 권남희 옮김. 북스코프.
잘 담은 가족의 기록사진과 성장사진, 그보다 감동적인 다큐멘터리가 없다. 사진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은 한 번쯤 그런 생각을 해본적이 있을꺼다. 한 번쯤 그런 역작(?)을 위해서 결혼도 해야겠고, 애도 낳아야겠구나하고.
그런 이유로 본적은 없는 <윤미네 집>이 늘 궁금했는데, 자주 놀러가던 블로그님의 블로그에서 이 책 리뷰를 보고 <윤미네 집>과 비슷한 느낌일 것이라 상상하며 보게 됐다.
<윤미네 집>보다 짧은 기간이지만, 아들 하늘이 태어나는 즈음부터 3~4년 동안, 아이들 자라는 것이 놀랍다. 놀라운 변화만큼이나 변하지 않고 늘 그 자리에 함께 있는 개 와쿠친과 부부 그리고 테이블.
부부가(그리고 와쿠친도) 함께 한 시간에 비하면 사진에 닮긴 시간은 무척 짧다. 하지만 사진은 그 긴 시간을 편안함으로 보여준다.
변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함께 담겨 있는 사진집. 모리퐁(작가)의 블로그에 올린 사진들이 폭발적인 주목을 받게 되면서 나오게 된 책이라는데. 아주 고난위도의 사진을 기대하기보다 순간에 담긴 위트를 즐긴다면 재미있게 볼만한 책.
개인적으론 두 달이라는 기다린 시간에 비해 너무 후딱 봐버려서 아쉬움이 남는 책. 그래도 떨어진 독서 성취감 달성엔 도움이 됐다, 책을 두 권'이나' 끝냈다는 점에서.
한 가족의 평범한 일상이 고스란히 닮긴 사진과 함께 내가 탐나는 건 가족의 일상 한 가운데 있는 저 테이블이다. TV, 쇼파 이런 것 다 치워버리고 저런 테이블이 리빙룸 한 가운데 있는 것도 보나 나은 '리빙'을 위해서 좋겠구나 싶은데 약간은 불편하기도 하겠구나. 애가 크면, 또는 (그럴 기회가 생길지 모르겠지만) 집이 넓어지면 생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