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1년

[project] 생각다듬기 - family tree

토닥s 2011. 8. 20. 01:35
블로그 꼭지에 '탐구생활'이라는 것이 있다.  한번도 채운 일이 없으니 없앨까하다가 '초심'과 '야심'을 잃지 말자는 의도로 계속 두었으나 비어만 있는 그 란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탐구생활'중에서도 'family tree'라는 건 가계도가 흥미로운 사람들을 담아보고 싶었다.  이름은 없었지만, 그런 영감을 처음 준 사람은 어학연수시설 어학원의 강사, 거스.

그는 아르헨티나인이었다.  아버지는 이탈리아계였고, 할머니가 영국인이었다.  그래서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났지만 영국국적을 취득할 수 있었다.  그의 부인 역시 아르헨티나인이었지만 이란계였다.  부인에 관해선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하여간 꼭 영어만을 잘해서가 아니라 그는 언어에 탁월한 재능이 있는 사람이었고, 그래서 이야기를 해도 재미있는 사람이어서 친구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한국을 가고, 그 뒤 그도 영국의 날씨에 지쳐 아르헨티나로 돌아가면서 별다른 인연을 잇지 못했다.  그렇지만 그때도 그에게 이야기했다, 내가 언제 꼭 너네 집안을 다큐먼트리해도 되겠냐고.
어찌 그가 다시 영국에 돌아왔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연락을 해볼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일취월장하지 못한 영어실력 때문에.  그리고 내가 왜 이렇게 여기에 있는지 개인사를 설명하자면 너무 복잡하다.

일전에 한집에 살던 하우스메이트 루디, 본명을 모른다,는 스스로 자메이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미국 시민권자로 영국에 불법체류 중이다.  그의 엄마는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자메이칸 블랙이다.  아버지는 자메이칸이지만, 아버지의 부모는 독일계 유태인과 중국인이다.  루디의 조부모는 영국에서 만나 자메이카로 이주했고, 그곳에서 루디의 아버지를 낳았다.

하여간 영국에선, 특히 런던에선 그런 사람을 만날 기회가 많다.  그래서 'New Londoner'라고, 왜 내가 런던에서 그들을 만났으니까, 이름짓고 사진을 찍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지 않아 똑같은 이름의 프로젝트 'New Londoners', 주로 이슬람계열 난민을 담긴했지만,을 발견하고 흔들.  다 접었다. 
그래도 포기가 안되서 'family tree'라는 이름으로, 런던에 국한하지 말고 해보자고 마음을 먹었다.  마음만 먹는 것으로 끝나고 말았다, 한 일년 전쯤.  요즘 다시 생각을 다듬고 있다.  그래서 여기다 주절거리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