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1년

[life] 녹록지 않다.

토닥s 2011. 7. 4. 02:03
일전에 여기서 20년 정도 사신 한국분이 물어오셨다.
"런던 살만한가요?"하고.
그때 이야기했던 것이 런던의 집값이었다.  가진 것 없이 시작하는 우리 같은 커플들에겐 런던의 집값, 영국의 집값은 그저 '불가능'처럼 보인다고.  더군다나 한국의 서울 같은 곳에서 살아본적이 없고, 부모님과 살다 이곳에 온 나에게는 더욱.

유럽에는 한국과 같은 전세개념이 없고 모두가 월세개념이다.  한국도 전세개념이 없어지고, 월세개념으로 바뀌는 중이라고 하더라만.  그래서 한국에 있는 많은 지인들이 집을 샀더라, 이번에 가보니.  그런데 언제 추락할지 모르는 집가격을 생각해볼때 지금 집을 사는 건 그닥 현명하게 보이진 않는다.  물론 집가격의 변동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지역이라면 구매가 더 현명할지는 모르지만.

어쨌건 250만원 정도의 월세를 내고 사는 우리도, 지금 현재로써는 우리만으로 감당하기 버거워 하우스메이트와 함께 산다.  어떻게 하우스메이트가 떠나가게 되면서 새로운 하우스메이트를 찾고 있는 중이다.
집의 환경이나 위치 때문에 관련 사이트에 올려 놓으면 올리기가 무섭게 연락이 많이 오는 편이다.  사람을 채우는 건 어려움이 없지만, 어떤 사람을 채우느냐가 관건인데 그게 참 쉽지 않다.  첫번째 경험을 통해서 더 사람 고르기가 신중해졌다.  사람이 좋으면 기간이 맞지 않고, 기간이 맞으면 사람이 그닥 좋아뵈지 않고.  하우스메이트야 어떻게 제때에 맞추어 찾아지겠지만, 그러기 위해 소모해야하는 시간과 에너지가 너무 아깝다.  하는 것 없이 이런 런던 생활에 진이 빠져가고 있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떠나가고 다시 채워지고,
물가는 손에 돈을 쥐고 있어도 계속 움츠러들게 만들고.

여기에 이렇게 계속 살게 되는 걸까.  참 녹록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