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10년

[life] 자전거

토닥s 2010. 8. 24. 00:27
시간이 날때마다 자전거를 타려고 노력하지만 그게 쉽지가 않다.  그래도 특별한 일이 없는 주말엔 자전거를 탄다.  정확하게는 '자전거 타기를 연습한다'하고해야 옳겠지만.

지난 주말 지비의 친구의 여친인 유카리를 만나기로 했다.  유카리가 만나자고 한 곳이 하이드 파크라서 우리는 자전거를 가지고 가기로 결정했다.
유카리를 만나기 앞서 신장개업했으나 여전히 손님이 없는 우리 비지니스(?)를 위해 집에서 가까운 King street에 리플렛을 뿌리기로 마음먹고 2시간 먼저 집을 나섰다.  King street에는 레스토랑이 많다.

G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A가 우리가 사는 집. 
1. A에서 King street까지는 쉼없이 자전거를 타고 갔다.  자전거로 5~7분쯤?
2. King street에서 B까지는 자전거를 타기도하고, 걷기도하고. 
3. B에서 C까지는 버스를 타고 이동.  지비는 자전거를 타고가자 했으나, 유카리는 일본사람이라 우리가 약속에 늦으면 안된다고 설득하고 버스로 이동. 
4. C에서 D까지 공원내 자전거 도로로 자전거 이동.
D가 유카리가 보자고 했던 갤러리였다.  겨우 시간에 맞추어 도착해서 준비해간 도시락을 까먹고 있는데 유카리가 왔다.  마침 공원 근처에 전시를 보러왔는데 당일 표를 구하지 못한 실바나와 연락이 닿아 실바나도 합류.
서로 잘 모르는 유카리, 실바나지만 그저 런던에 살고 있는 '싱글녀'라는 공통점으로 한참을 떠들다 갤러리는 15분 정도만 구경하고 공원을 나왔다.
5. D에서 E까지는 걸어서 이동.  E에서 유카리와 헤어졌다.  실바나와는 차를 한 잔하기 위해 집에서 가까운 레이번스코트 파크로 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참고로 실바나는 집 가까운 곳에 산다.
6. E에서 F까지 버스로 이동.  차 한잔 하고.  다시 수다.
7. F에서 G까지 자전거로 이동.

내겐 장거리 자전거타기였다.  일요일에 몸살을 하고, 오늘 오전에 다시 자전거를 타고 동네에 볼일을 보러 나갔다.  내친김에 주로 지비와 함께 갔던 길을 혼자 돌아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돌아와서 시계를 보니, 자전거 타기&걷기를 1시간 40분쯤?  이 정도면 운동됐다고 흡족해하면서  인터넷에 들어가 오늘 이동한 거리를 지도에 올려봤다.  걸어서 오늘 움직인 거리를 이동할 경우 소요시간은 1시간 47분.  이런.  이런걸 사람들은 굴욕이라고 했던가.(_ _ );;
자전거와 관련된 첫번째 굴욕은 사실 헬멧이었다.  자전거를 사고 두어 달이 지나서 헬멧을 샀다.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려면 꼭 필요할 것 같아서.

헬멧을 사려고 마트에 가서 M사이즈 써봤는데 작더라.  이럴수가.('_' );;  사이즈라곤 고작 S,M,L있는데 내가 L을 써야 한단 말인가.  지비는 M이 딱 맞더라.  그래서 인터넷으로 사기로 했다.  "브랜드마다 크기가 다를 수도 있다"면서. 
인터넷으로 사려고하니, '혹시나 샀는데 작으면 어쩌지'하는 마음으로 일단 M을 하나 주문해서 써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주문했던 M이 도착했다.  그런데 역시나 내겐 작았다.  내 머리 사이즈는 L이었던 것이다.  어쩔 수 없이 큰 걸로 하나 더 주문했더니 내 머리에 딱맞다.  그래서 내가 그랬다.  "분명히 이 헬멧 중국에서 만들었을텐데, 왜 작냐"고.
여전히 자전거를 출발하기가 쉽지 않지만, 그래도 굴러는 간다.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