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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2021] 집으로3 - 자가격리 해제

토닥s 2021. 8. 5. 18:19

어른인 우리는 영국에서 백신 2차 접종 후 2주가 지난 뒤 한국에서 왔기 때문에 도착한 날 받은 PCR 검사 결과가 나온 다음날부터 자가격리 면제를 적용 받았다.  하지만 아이는 우리와 함께 출발 전과 후 PCR 검사를 받고서도 2주간의 자가격리를 해야했다.  작년엔 어려움이 적게 느껴졌는데, 이번엔 아이가 방학을 맞이해서 할 꺼리가 별로 없기도 했고, 내가 밥셔틀을 위해 짧은 외출을 몇 번 했더니 더 어렵게 시간을 보낸 것 같다.  마침 방학을 맞은 아이의 친구 엄마가 문자를 보내와 한국의 늦은 오후, 영국의 이른 아침 영상통화+게임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런 세팅으로 게임을 한다는 것도 나는 처음 알게 된.🙄  그런데 가상의 게임공간에서 만나기로 한 아이들이 서로의 캐릭터를 찾을 수가 없었다.  게임을 잘 모르는 내가 생각하기로는 지역/권역이 나눠진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서로가 만날 수 있는 이 게임, 저 게임을 찾다가 약속된 시간을 다 써버린 아이들.  다음주면 아이의 친구가 아버지의 나라로 여행을 가서 자가격리를 해야되서 그 때 다시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다.  친구도 만나고, 게임도 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는 아이.😳

내가 도미노 실험(?)을 하고 있는 동안 아이가 만든 도미노 글자.  도미노처럼 쓰러지지는 않음.

 

저녁을 먹은 뒤 집안에서 걷기.  

 

 

그러고도 할 일이 없던 언젠가는 이모의 책들을 세기 시작한 아이.  이런 벽이 이 집엔 세 개쯤.  별로 의미 없는 일이지만, 아이가 의욕적으로(?) 한 일이라 그냥 두었다.

 

 

그리고 마침내 자가격리 해제 하루 전 PCR 검사를 하러 가는 길.

 

 

인근에 확진자가 나왔던 모양인지 검사를 받으러 온 사람이 일주일 전 우리가 6&7일차 검사를 받으러 갔을때보다 더 많았다.  날씨도 더 더워서 조금 힘든 시간이었다.  우리가 기다리는 동안 함께 갔던 이모는 더운 날씨 때문에 옷을 반바지로 갈아입으러 집으로 다시 돌아가야할 정도였다.  잠시 들어간 화장실이 너무 시원해서 겨우겨우 견뎠다.  땀으로 젖은 진행을 돕는 직원들을 보면서 불평은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지만, 검사를 하러 온 사람들과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좀더 나은 방법이 없을까 생각했다.

화장실 이용을 위해 잠시 들어간 보건소

검사를 하러 가면 우선 접수/신청을 하기 위해서 줄을 서야 한다.  보통 10~15분쯤.  그리고 검사를 하기 위해서 45~60분 정도 기다렸다.  영국에서도 코비드 검사는 워크인(예약 없이 방문)하는 경우는 무조건 줄을 서야한다.  하지만, 신청서가 대부분 온라인으로 작성하게 되어 있다.  예를 들면, 우리가 영국에서 출발하기 전 업체는 온라인에서 여권정보까지 다 입력해서 10분 단위로 예약을 하게 되어 있었다.  그러면 현장에 도착해서 우리의 예약정보가 담긴 QR 코드를 스캔하고 우리의 신분증을 확인한 뒤 바로 검사를 할 수 있었다.  드라이브 스루였기 때문에 현장에서 머문 시간은 세 명이 검사하는 데 5분도 걸리지 않은 것 같다.  백신 접종도 비슷하다.  온라인으로 신청하고, 이메일이나 문자로 받은 예약 정보를 가지고 예약된 시간에 가면 된다.

한국은 주민등록번호와 전화번호로 잘 관리되는 곳이니, 영국보다 더 쉬운 시스템으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렇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   (글 쓰다가 5일쯤 흘러버림)  이후 경험하게 된 전자출입명부 시스템도 아쉬움이 크다.  한국 휴대전화번호가 없는 외국인 지비나, 휴대전화가 아예 없는 아이로써는 이 전자출입명부가 가는 곳마다 문턱이 되었다.  출입한 사람을 알기 위해서라면 굳이 본인 명의 휴대전화가 있어야만 받을 수 있는 QR 코드가 아니라 이메일 인증 정도로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해외에서 (한국)재외국민선거를 할 때도 유효이메일을 이용해서 인증을 한다.  해외의 대부분 웹사이트들도 마찬가지다.  한국도 미국이나 유럽처럼 전자여행허가제가 곧 시행된다고 알고 있는데(올해 8월까지 시범, 9월부터 운영 ☞ https://overseas.mofa.go.kr/us-atlanta-ko/brd/m_4878/view.do?seq=1346086) 거기서 발급된 고유번호가 일종의 임시 신분증이 되서 한국의 주민등록번호를 대체할 수 있으면 좋겠다.   

 

아이의 PCR 검사가 끝나고 우리는 산책로를 조금 걷기로 했다.  마음 같아서는 해운대까지도 걸을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실상은 더위 때문에 에어컨이 있는 집으로.🥵

그리고 다음날 아침 9시가 조금 넘어 우리는 PCR 결과를 통보 받았다.  하지만 자가격리 해제는 정오가 되어야하니 그때까지 자가격리를 해야한다는 안내를 '반복해서' 받았기 때문에, 혹시 담당 공무원이 전화할지도 모른다는 소심함으로 12시까지 기다렸다 12시가 됨과 동시에 부모님 댁으로 고고.🧓👵

부모님 집에서 밥 먹고, 바로.. 바다로 고고.  그렇게 아이의 '진짜 여름방학'이 시작되었다.  바다에서도 마스크를 써야하는 조금 이상한 시절이긴 하지만, 그래도 진짜 여름방학이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