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21년

[life] 우리끼리 챌린지 - 런던에서 부산까지

토닥s 2021. 2. 12. 02:00

그래도 누리가 크리스마스 방학을 하기 전에는, 그러니까 누리가 학교에 갈 때는 하루에 9천~1만보 정도 걸었다.  100% 운동 삼아 걸은 날은 며칠 안되고, 대부분은 장을 보러 차를 이용하지 않고 걸어서 갔다.  크리스마스 방학이 시작되던 주말  Covid 대응이 4단계로 상향되었고, 그로부터 다시 2주일 뒤 휴교와 함께 봉쇄 Lockdown가 발표되었다.  그때 지비에게 집에서 타는 운동용 자전거를 사자고 했다.  그 전에 그 이야기를 꺼냈을 땐 집이 좁으니 부정적이던 지비도 이번엔 긍정적이었다.  그래서 가장 저렴한 접이식 자전거를 사려고 했는데, 사람들 생각이 모두 비슷하니 웬만한 운동용 실내 자전거는 품절이었다.  며칠 찾아보다 포기한 나와 달리 지비는 집요하게 재고가 들어오는지 확인했다.  1월 중반이 넘어가던 어느날 지비가 다급하게 재고가 있다면서 당장 구매하자고해서 한 번도 더 생각해보지 않고 구입했다.

이 자전거를 구입하고 누리에게 자전거를 언제나 타고 운동할 수 있지만, 한국 할머니 집에서처럼 의자처럼 써서는 안되고 운동할 때만 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비는 이 자전거를 구입하기 전에 누리의 의자로 전락할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그런 일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  

 

우리는 달력에 각자가 탄 거리를 기록하고 있는데, 놀랍게도 현재까지 가장 많이 탄 사람이 나다.😛  나는 매일 타지는 않고, 한 번 탈 때 가능하면 10km 이상을 타려고 한다.  그렇게 일주일에 2~3번 타게 되는 것 같다.  누리는 자주 타지만 한 번에 1~2km정도 타고, 지비는 한 번에 5km 정도 탄다.  그래서 우리 셋이 지금까지 탄 거리는 모두 165km 정도다.

 

 

자전거 탄 거리를 기록하면서 우리끼리 런던에서 부산까지 거리를 타보자고 목표를 세웠다.  런던에서 부산까지 거리는 9194km.  4주 정도 탄 거리가 165km니, 이 속도로 타면 대략 1주일에 40km, 1년이면 2080km - 한 3년은 걸리겠다.😨

 

런던에서 165km면 얼마나 될까하고 찾아보니 런던에서 칼레(프랑스의 항구도시)까지가 172km다.  봄오기 전에 유럽을 벗어나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타야겠다.

 

+

 

우리끼리 런던에서 부산까지 거리를 자전거로 가는 챌린지를 하고 있지만 사실 올 여름 한국을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영국의 변종 Covid로 지난해 연말 영국-한국 간 직항 연결이 끊어진 이후로 재개가 계속 연기되고 있다.  대한항공이 한국-영국 구간은 취항하고 있는데 영국-한국은 운항하지 않고 있고, 영국항공은 올해 말까지 영국-한국, 한국-영국 구간은 운항하지 않는다고 이미 발표했다.  경유도 있고, 어느 시점에서는 직항도 재개될 것 같기는한데 영국정부에서 입국시 방역을 위해 추가로 받아야 하는 Covid 테스트를 발표하면서 비용면에서 많이 부담이 된다.

 

지난 월요일 2월 9일 기준으로 우리가 한국을 가려면 한국행 비행기를 타기 전에 1차례 Covid 테스트를 개인부담으로 받아야 한다.  그리고 한국에 도착하면 영국발 입국자의 경우 2차례 Covid 테스트를 받아야하고, 다행히 비용은 한국 정부가 부담한다, 다시 영국행 비행기를 타기 전에 1차례 Covid 테스트를 개인부담으로 받아 인증서를 받아야 한다.  영국에 도착하면 자가격리 기간 중 2일차와 8일차에 다시 2차례 Covid 테스트를 받아야 하는데 이 비용은 개인부담이다.  영국에서는 이 Covid 테스트 비용이 120~150파운드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한국에서 받게 되는 2차례를 제외하고 3명이 각각 600파운드 정도를 Covid 테스트 비용으로 써야하니 많은 부담이 된다. 

 

사실 우리보다 영국사람들이 더 휴가를 간절하게 바라고 있기 때문에 여름에 다가가 바뀔 가능성도 49%쯤 된다(100% 개인의견과 희망).  우리 주변엔 벌써 부활절 기간, 여름 휴가를 예약한 사람들이 있다.  한국은 비교적 관리가 잘된 국가로 알려져 있고, 개인적으론 Covid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 다시 한 번 세계를 놀라게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때문에  한국은 작년 여름처럼 여행절차 간소화 리스트Travel corridor list에 이름을 올려 보다 간소한 절차로 입국할 수 있는 가능성도 높다.  그래서 아주 절망하는 것은 아니지만 좀 꿀꿀한 것이 솔직한 심정.  어떻게 되겠지.. 꿀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