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Cooing's

[+2977days] 어린이백과사전을 샀습니다.

토닥s 2020. 11. 13. 02:11

지난 주 누리가 하교하면서 지리시간에 배운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메타.. 세디.. 뭐라고.  단어는 알 수가 없는데 내용상 돌의 종류인 것 같았다.  그래서 백과사전을 사기로 했다.  주말 동안 그렇게 무겁지 않으면서, 그래픽도 좋고, 평도 좋은 책으로 골라서 주문했다. 

 

 

지리, 역사, 과학 같은 것들이 두루 담겼고 문화와 환경 같은 이슈들도 담고 있는 책이다.  나이가 더 들면 컨텐츠별로 별도의 책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지금 누리 수준에서 그림과 개념 정도를 두루 살펴 볼 수 있다.
결제 버튼을 누르기 전에 요즘 같은 시대에 이런 백과사전이 과연 필요한지 다시 생각해봤다.  인터넷으로 무엇이든 다 찾아볼 수 있는 세상 아닌가.  하지만 여러 가지 개념들을 탐색하기엔 '넓고 얇은 지식들'이 가득한 백과사전이 좋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 한국어로는 알아도(그렇게 믿고 싶다) 영어로는 모르니 누리는 물론 내게도 도움될 것 같아서 주문했다.  펼쳐보니 누리에겐 익숙한 단어가 내게는 너무 생소하다.   참고로 누리가 말한 단어는 Igneous rocks, Metamorphic roaks그리고 Sedimentary rocks였다.  한국어로 화성암, 변성암, 퇴적암(지금 사전 찾아본..( '_');;).

 

어제 오후에 받아서 문 옆에 두고 잊었다가 오늘 아침에 발견하고 박스를 개봉해줬다.  "내가 딱 원했던 책"이라며 누리가 좋아했다.  책장을 넘기다 누리가 멈추고 읽기 시작한 곳은 세계대전 부분이었다.  학교다녀와서 읽겠다며, 책장을 덮지말라고 당부하며 등교했다.

 

세계 1차 대전 종전을 기념해 유럽에서 11월에 많은 기념 행사들이 있다.  학교에서도 이에 대해서 많이 배우기 때문에 누리가 이 내용에 관심을 보인 것이다.  11월 11일이 종전 기념일이지만 사실상 11월 한달 내내 세계 1/2차 대전에 대해서 배운다.  한국으로 치면 보훈의 달, 그런 식.

학교에서 영국의 역사, 유럽의 역사를 배우면서 영국 아이로 커가는 누리를 보면 복잡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정복과 전쟁의 역사를 다양한 측면에서 배우지 않는다.  그런 걸 배운다면 '영(국)연방commonwealth'이라는 건 참 어이 없는 개념이다.  아쉽게도 그리고 부담스럽게도 교육이 변하기 전까지 그런 시각을 알려주는 건 여전히 부모의 몫이다.  그럴려면 나도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나도 틈틈히 이 백과사전을 봐야겠다.  누리에게는 교과공부, 나에게는 영어공부.

 

+

 

집에서 멀지 않은 교회 앞, 어제 하루 종전 기념일을 기념에 누군가 양귀비꽃을 설치했다(오늘 아침 산책하면서 다시 보니 없더란).  11월이면 많은 사람들이, 정치인들과 공인들이 이 양귀비꽃 배지를 달고 다닌다.  하지만 나는 모금하는 참전군인과 가족들에게 기부는 할 수 있어도 달고 다니지는 못할 것 같다.  이 붉은 양귀비꽃 배지는 마치 한국의 (특정)어르신들이 들고 있는 무궁화꽃과 한국/미국의 국기 같은 느낌이랄까.  친구 A는 이 붉은 양귀비꽃이 전사자(주로 군인)을 상징하기에 전쟁의 희생자 모두를 상징하는 하얀 양귀비꽃을 더 선호한다고 했다.  동의는 하지만 구하기 어려운 하얀 양귀비꽃 배지.  다음엔 공동구매를 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