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Cooing's

[+2961days] 중간방학1(feat. Covid-19)

토닥s 2020. 10. 28. 00:48

한국에서 돌아와 누리의 개학을 기다리며 하루하루 스트레스를 받던 것이 벌써 6주 전.  그 불편한 6주가 훌쩍 흘러 가을학기 중간방학이 됐다.  누리가 마스크를 쓰고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마음이 조금 놓였지만, 아무런 계획이 없는 중간방학이 부담이다.  보통 중간방학에는 짧은 여행을 가기도 하고, 누리와 공연이나 영화를 보기도 하고, 학기 중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을 보기도 했는데 지금은 Covid-19으로 그 '보통 중간방학'에 할 수 있던 어느 것도 할 수가 없으니 말이다.

 

그래도 방학은 방학.  중간방학이 되고 줄줄이 입력된 알람들을 껐다.

 

방학 첫날, 할 일이 없어서 방학 숙제가 있는 구글 클라스룸을 열어보았다.  이번 학기부터 숙제는 구글 클라스룸으로 받고 제출하고 있다.  보통 때와 다름 없는 영어, 수학, 읽기 숙제들이 있었고 옵션으로 몇 가지 숙제들이 더 있었다.  운동, 블랙히스토리주간 프로젝트, 온라인 학습 프로그램 등등.  그 중에서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숙제를 먼저해서 제출했다.  블록으로 로켓만들기.  우주로 가서 사진을 찍어 오겠단다.

 

 

그리고 우리는 스콘을 구웠다.  오후에 오실 바이올린 선생님께 드리면 좋을 것 같은 녹차 스콘.  바이올린 선생님이 누리 나이에 영국으로 온 일본인이다.  설탕이 적었던지 스콘이 하나도 달지 않고, 녹차가루가 적었던지 녹차맛도 약했다.   

 

 

지난 추석 팥통조림으로 팥조림을 만들어본 이후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토스트용 팥조림을 만들어 아침을 먹는다.  크림이나 버터보다 더 든단하다.  한 번 만들면 3일 정도 먹어진다.  녹차 스콘과 어울릴 것 같아서 먹어보니, 역시 좋다.  물론 내 입맛이겠지만.

신나게 녹차스콘을 먹고 있는데 누리 학교에서 '띵'하고 전체 이메일이 왔다.  누리가 다니는 학교에서 Covid-19 확진자가 나왔다고.  자세한 내용이 없어서 더 불안(+화)만 키우는 이메일이었다.  원래도 계획이 없던 중간방학 더 집콕하며 보내게 됐다.

 

다음날 집콕하며 별모양 초코크림빵을 구웠다.  뉴텔라크림빵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우리는 Gu라는 초코크림을 이용해서 구웠다.  성질급하게 굽느라 발효가 약간 부족한 느낌.  다음엔 좀더 빵빵한 빵으로 구워봐야겠다.  이렇게 1일 1빵하며 중간방학을 보내고 있다.

(지금은 막 구운 바나나로프를 먹으며 이 글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