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Cooing's

[+2827days] 누리 in 원더랜드

토닥s 2020. 6. 15. 09:12

여름학기 발레수업이 온라인 수업인데도 할인이 없어서 조금 실망하기는 했다.  다시 생각하니 수업이 온라인이라고 교사들 월급을 깎을 수도 없고, 세를 낸 건물 임대료를 깎을 수도 없을테니 그러려니했다.  무엇보다 누리가 일주일에 하루 지비와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발레 시간이라 무척 즐거워했다.  

2주 전 중간방학을 앞두고 보통 방학 기간이면 유료로 진행하던 워크샵을 수강생에 한해 무료로 진행한다는 공지를 받았다.  물론 온라인으로.  기회되면 한 번쯤 시켜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맞지 않아서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워크샵이었다.  누리에게 하고 싶은 걸 고르라니 당연히 마틸다를 골랐다.  하나 더 골라보라니, 무료라잖아, 메리포핀스를 골랐다.  워크샵은 간단한 율동과 뮤지컬(이나 영화)에 나오는 대표곡을 배워보는 것이다.  대본 읽어보기도 있었다.  7세 이상 워크샵이라 대부분이 누리보다 나이가 많았다.  7세 안되는 아이도 있기는 했다.  다른 컴퓨터 앞에 앉아서 내 할일 하면서 듣기만 했는데, 대본 읽기에서 한 3명쯤은 지금 무대에 올려도 될 것 같은 수준이었다.  나야 비전문가지만, 내가 듣기엔 그랬다.  그에 비해 누리는 더듬더듬.. 시간이 없어서 선생이 다 안해도 괜찮다고 누리 해볼래 했는데, 누리가 한다고 해서 내가 살짝 놀랐다.  메리포핀스와 마틸다 워크샵이 너무 재미있었다.  마침 마틸다 워크샵을 했던 선생님이 이틀 뒤 헤어스프레이 워크샵도 한다고해서 그것도 추가해서 한 누리.  하루에 두 시간, 3일이었지만 나도 내 할일을 할 수 있었다.  Covid-19이 가고 기회가 되면 실제 워크샵을 꼭 시켜보고 싶다.  하루 동안 내 할일을..



그리고 여전히 휴교지만 일상으로 돌아와 발레 수업.  원래 6월에 발레를 배우는 곳에서 발표 공연이 예정되어 있었다.  작년 9월에 지금 발레를 배우는 곳으로 옮겼기 때문에 처음 참가해보는 공연.  그런데 이 Covid-19으로 취소가 됐다.  그런가보다 했는데, 개인연습해서 보내면 편집해서 온라인에서 쇼를 하기로 한다나.  주제곡이 엘리스 원더랜드라 선생님이 엘리스가 연상되는 파란색 옷으로 입으라고 했다.  누리에게 집에 있는 하늘색 티셔츠를 입으라고 했더니, 누리가 좋아하는 옷이다, 그런다고 해서 '그럼 됐다'하고 있었다.  그런데 영상제출을 앞둔 이번 주 수업에 들으니 아이들이 모두 엘리스 의상을 사입었다고.  그 이야기를 들으니 누리도 사줘야하나 약간 고민이 됐다.  다른 아이들이 들쭉날쭉 입을 땐 상관 없지만, 모두 엘리스 의상을 입고 있는데 누리만 입지 않으면 끝내는 서운해 할 것 같았다.  그래서 누리에게 물어보니 자기도 엘리스 의상 입고 싶다고.  그래서 급하게 부랴부랴 온라인으로 주문해서 다음날 받았다.



사진은 엘리스 의상 같았는데 받은 의상은 엘리스 아니고 메이드 같은 느낌..이었는데 누리가 좋다고 했으니 그걸로 됐다. 일주일 내내 비가 오고 바람이 불었다.   영상 제출 마감을 앞두고 어제 비가 오지 않아서 찍으러 공원으로 고고.  다른 집 아이들은 자기 집 가든에서 찍었다.  한 명은 우리처럼 공원에서 찍었다.  누리가 우리도 가든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누리야, 나도 그래.  살 수만 있다면.




지비도 나도 춤과는 거리가 먼 사람인데 누리는 춤을 참 좋아한다.  모든 운동을 다 좋아하는 편이다.  좋아하니 잘 하기도 한다.  내가 이렇게 말하면 신뢰가 안되겠지만(네네 자식자랑은 팔불출) 누리를 가르쳐왔던 선생님들도 그렇게 이야기한다.  사실 확인이 안되니 여전히 신뢰가 안되겠네.  

발레는 좀 그렇지만 댄스는 누리가 계속 하겠다고만하면 운동 삼아 중등까지 계속 시켜볼 생각이다.  그래야 우리 같은 몸치는 면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