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일기/2020년

[life] 나이값

토닥s 2020. 5. 3. 05:40

누리가 의자에 앉아 있는 내 뒤로 와서 머리를 땋았다.  스스로가 잘했다고 생각했는지, 사진을 찍어 내게 보여준단다.  그러데 내 눈에 먼저 들어온 것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땋은 내 머리가 아니라 나의 흰머리였다.  내 뒷통수를 볼 일이 없으니, 앞머리에만 흰머리가 많은 줄 알았지 뒤까지 이렇게 점령(!) 당한 줄은 몰랐다.  '헉!'하는 내 반응에 누리는 자기가 땋은 머리가 맘에 안드냐고 묻는데-, "아냐 아냐 잘했어 잘했어".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 눈물이 또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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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부모님이 보낸 마스크가 도착했다.  부모님에겐 위험하니 당신들 마스크 사러도 나가지 말라고 했는데, 부모님은 시간 많다며 마스크를 사서 (모아) 보내셨다.  이 마스크를 보내기 전까지 일주일에 두 장씩 공적 마스크를 구할 수는 있어도 나와 누리 생일에 맞춰 약국으로 걸음 하셨을텐데.  마스크 가격보다도 영국까지 보내는 비용이 더 컸을텐데.  부모님은 영어를 쓰는 일이 어려우니 주로 우체국 직원에게 부탁하신다.  모두에게 고마운 마음 가득.  이 나이가 되서도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야한다니, 나이값은 언제나 하게 되나.  또 마음 한 구석에 눈물이 또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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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보니 '나이값'이라는 제목과 글은 몇 번은 쓴 것 같다.  앞으로도 몇 번은 더 쓰겠지.  다시 또르르..